결국 공기 다시 늘린 '가덕도신공항'…사업성 개선은 여전히 숙제

  • "정부, 공사 리스크 공유 및 보증 구조 개선 등 참여 유인 만들어야"

사진국토교통부
[사진=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이르면 다음 달 재입찰 절차에 들어간다. 공사 기간은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늘고, 총사업비도 10조50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으로 조정되면서 사업 구조가 사실상 재편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입찰 성사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높다. 공사 난도와 안전 규제 강화 여파로 여전히 대형 건설사 대부분의 참여 유인이 낮은 상황에서 수의계약 형태로는 2035년 개항 계획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턴키)으로 공사를 추진하고, 이를 위해 다음 달 부지조성공사 재입찰을 공고할 계획이다. 공사기간은 기존 84개월보다 22개월 증가한 106개월, 공사비도 당초보다 2000억원 오른 10조7000억원이 입찰 조건으로 제시될 방침이다.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내년 하반기 착공, 2035년 개항이 가능하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다만 건설업계 전망은 여전히 2035년 개항에 회의적이다. 공사 기간을 2년 가량 늘리고, 물가 상승률에 맞춰 공사비도 2000억원을 증액했지만, 실제 사입비와 위험요인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조건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여전히 연약지반 등 가덕도의 지리적인 특성과 해상 공사라는 악조건으로 추가 증액 가능성이 높고, 리스크도 본질적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기류다.
 
정부는 앞서 2023년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 고시 후 지난해까지 입찰을 진행했지만, 네 차례 유찰에 이어 공기와 공사비를 두고 이견 끝에 올해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역시 무산된 바 있다.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구성 등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롯데건설이나 한화 건설부문 역시 참여가 점쳐지지만 현대건설 컨소시엄 내 참여 기업다수가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쟁 입찰 구도를 이끌어내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경쟁입찰로 두 차례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전환이 가능하지만 기본 절차가 추가로 요구돼 착공 일정은 최소 수개월 이상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구조하에서 경쟁입찰은 2회 연속 유찰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수의계약으로 넘어갈 확률이 큰데 개항 시점도 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안전 강화 기조에 더해 가덕도 부지조성공사가 공사 난도가 상당해, 대형사들의 기피를 불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역시 업계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가덕도 부지조성공사는 해상 매립, 대규모 성토, 연약지반 개선 등 위험요인이 산재해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초난이도 토목 공사로 분류된다. 최근 건설업 전반에서 안전관리 규제가 강화되고 원가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의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리스크 회피 성향은 더 강해진 상황이다.
 
다른 B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 구조로는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평이 더 많다. 대형사가 계속 빠져나갈 경우 컨소시엄 자체가 불안정해지고, 결과적으로 국가사업의 발주 구조가 흔들리는 문제가 생긴다”며 “정부가 공사비에 대한 리스크를 공유하고, 보증 구조 개선 등 참여 유인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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