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장관 "미국이 우크라 평화안 작성"…'러시아 희망 목록' 논란 반박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견 모두 반영"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EPA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EPA·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평화안과 관련해 "미국이 작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안이 러시아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비판이 퍼지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우크라이나·유럽 안보 당국자 회의를 위해 이동하던 중 "이 평화안은 미국이 작성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루비오 장관이 평화안 초안을 '러시아의 희망 목록'이라고 표현하며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미 국무부도 즉각 진화에 나섰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라운즈의 설명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고 "루비오 장관과 행정부는 일관되게 이 계획이 미국이 작성한 것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밝혔다.

총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미국의 평화구상은 미국과 러시아가 먼저 조율한 안으로,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에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방위' 방식 안전보장을 약속하는 대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차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 제안을 조속히 수용해야 한다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구상이 최종안인지 묻는 질문에 "아니다. 내 최종 제안이 아니다"라고 답하며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건이 공식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우크라이나와 유럽 등은 주요 조항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는 해당 평화안을 두고 "우크라이나를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이번 평화안에 “정당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필수 요소”가 일부 포함돼 있지만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독일, 노르웨이 정상과 EU 고위 관계자 두 명이 서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 계획은 단순히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종류의 제안이어서는 안 된다"며 유럽 전체의 안보 보장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모든 국가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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