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 증가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각 부처별 R&D 예산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 내년도 R&D 예산 역시 ‘역대 최고’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통합 관리하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산기평)의 역할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른 감사 기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임 8개월을 맞은 신순식 산기평 상임감사는 아주경제신문과 만나 “투명하고 신뢰받는 산업기술 R&D 구현을 위해 연구자 중심의 R&D 혁신을 이끌고 있다”며 “청렴·인권, 투명·혁신, 협력·소통 등을 핵심 가치로 삼아 감사 업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 감사와 일문일답한 내용.
-산기평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산업부 R&D 사업의 기획, 평가, 관리 등을 통해 국가 기술혁신을 추진하는 기관이다. 올해 예산은 3조4000억원 규모이며 첨단산업 초격차 혁신기술 확보와 주력 산업의 신부가치 창출 촉진 등을 통해 기술 주도 혁신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3월 취임한 후 8개월이 지났다. 소회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등 대외 변화가 커 쉼 없이 달려온 것 같다. 외부에 있다가 산기평 상임감사로 들어와 보니 역할과 비중이 매우 큰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과 연구소의 관심이 큰 만큼 공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특히 감사가 R&D 재정과 평가의 공정성을 지탱한다는 판단 아래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이상 징후 탐지를 활용한 ‘예방 중심 감사’를 강조해 왔다.”
-감사의 본질과 목표를 어떻게 보나.
“산기평이 추구하는 기술 주도 혁신성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되 감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현장 친화적인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 통제를 넘어 기관이 목표를 투명하고 지속 가능하게 완수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감사가 두려움의 언어가 아니라 혁신과 신뢰를 함께 만들어가는 언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감사의 궁극적 목표가 ‘리스크 대응력 강화’인 만큼 중장기 감사 전략 체계를 수립해 추진하려 한다. 산기평이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전략적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
-공공기관 감사 역할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산기평의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감사전략 체계를 ‘공정·투명·효율·신뢰’의 핵심 가치와 세부 실행과제로 구성하려 한다. 구체적인 4대 전략은 △전문성·디지털 활용 고품질 감사 △리스크 중심 예방 감사 △소통 기반 효율 감사 △지속 가능한 미래 대응 감사 등이다. 이를 위해 기술혁신·교육을 통한 감사 역량 강화, 내부통제·반부패·청렴 활동 강화, 공정·소통 감사 강화, 윤리성과 독립성 내실화를 위한 세부 활동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AI를 활용한 데이터 신뢰성 검증, 과제 선정 프로세스 분석, 예산 집행 패턴 리스크 진단 등 데이터 기반 감사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해충돌과 윤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원이 윤리적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는 윤리 내면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감사에는 ‘지원’ 기능도 중요한 만큼 독립성과 공정성은 철저히 지키되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혁신과 효율을 이끄는 내부 조력자로 기능해야 한다. 산기평이 기술혁신의 조력자로서 미래지향적 감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산기평 내부통제도 중요하다. 이를 내재화하기 위한 계획은.
“산기평은 2022년 12월 내부통제 추진 체계를 마련한 뒤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내부통제 자가점검 매뉴얼을 마련해 경영부서는 업무 전반을 점검하고, 감사실은 내부통제의 세 번째 선으로 모니터링과 점검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내부통제를 제도적 장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참여형 문화로 확산시키기 위해 임직원이 리스크를 식별·발굴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2025년 KEIT 숨은 리스크 집중 신고 주간’을 처음 시행하는 등 적극적인 개선 활동에 나섰다.”
-국가 R&D 과제가 많은 만큼 기획·평가·관리 과정에 위험도 클 것 같다. 예방을 위한 감사 업무는.
“정부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공공성·책임성 강화를 주요 축으로 국정과제를 설정한 뒤 국가 R&D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감사는 적극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ESG·윤리경영을 감사 성과와 연계하고자 한다. 환경 측면에서는 탄소중립형 R&D 과제의 정착 여부를 점검하고, 사회 영역에서는 성평등·공정계약 등 사회적 책무 위반 방지, 연구윤리 및 재난안전 점검 등을 수행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의사 결정의 투명성과 이해충돌 방지 체계를 평가하고, 경영진 의사 결정이 국민 신뢰에 부합하도록 견제하겠다.”
-임기가 1년 4개월가량 남았다. 이루고 싶은 목표는.
“새 정부 출범 후 5개월가량 지난 지금, 정부 철학과 기관 경영목표가 지향하는 방향은 같다고 본다. 국민 신뢰와 공정·투명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감사 위치에서 지지·견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기본 목표다. 중장기 감사 전략을 바탕으로 단발성 점검에서 벗어나 순환형 감사체계를 정착시키겠다. 구성원이 스스로 리스크를 진단·개선하는 자율 통제형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재무 정보와 사업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 각 부서의 회계 책임성을 높이도록 점검·지원하겠다. 감사는 단순히 잘못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모든 역량을 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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