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성공...한국판 '뉴스페이스' 시작됐다

  • 한화에어로, 체계종합기업 누리호 제작 총괄

  • 민관 원팀 체제로 '성공'…우주 산업 생태계 복원도

  • 우주청 "2028년 매넌 1회 이상 정기 발사 추진하겠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발사가 단순 기술 검증을 넘어 한국 우주산업 생태계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넘어가는 실질적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체계종합기업으로 누리호 제작을 총괄하면서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을 알렸다. 

27일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카운트다운 종료와 함께 누리호가 굉음을 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18분 52초만에 발사를 완료한 누리호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포함한 총 13개 위성을 모두 분리하며 임무에 성공했다. 

이번 4차 발사 성공의 핵심은 '민관 원팀' 체제다. 한화에어로가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기술 이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발사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한화 인력들이 발사지휘센터(MDC) 등에서 콘솔 운용을 참관하고 보조하며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며 "향후 5, 6차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발사체 제작 뿐 아니라 운용 기술까지 민간으로 이전하며 향후 독자적인 발사 서비스를 가능케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번 4차 발사는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 동안 우주 관련 중소, 중견 기업들은 일감 부족, 인력 유출 등 현실적 위기를 겪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주 관련 기업들이 다시 생태계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3차 발사 이후 4차 발사까지 긴 공백기 동안 생태계 유지가 큰 과제였다"며 "특히 기술 인력 이탈 방지와 협력업체 유지가 가장 힘들었으나 항우연과 협력해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에는 4번의 발사 중 가장 많은 큐브위성 12기가 탑재됐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중형 3호)'는 향후 1년간 오로라와 대기광 관측, 우주 환경에서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 검증 등 연구를 수행한다.

중형 3호와 함께 궤도에 오른 민간 위성들도 다양한 임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컴인스페이스의 '세종4호'는 지구 관측 영상을 촬영한다. 스페이스린텍의 '비천'은 단백질 결장 성장 실험을 실시한다. 

이밖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케이히어로', 큐터니언의 '퍼셋01' 등은 해양 쓰레기 감시, 부품 검증 등 각기 다른 임무를 띄고 우주로 향했다. 

이번 발사는 성공 여부만큼이나 위기 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당초 0시 55분 발사 예정이었던 누리호는 발사 10분전 지상 엄빌리칼타워 압력 센서 수치에 오류가 감지되며 발사 시간이 밀렸다.

연구진은 이를 신속하게 해결하며 발사 가능한 마지노선인 1시 13분으로 발사 시간을 재설정했다. 

박 단장은 "문제 점검은 시간 내 끝낸 상황이었는데 카운트다운 시간을 앞당기면 시스템 재설정 시간이 더 걸려 오히려 제때 발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성공을 발판으로 민간 주도 우주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주청은 오는 2027년에 두 차례 발사를 통해 누리호 성공률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8년부터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은 물론 매년 1회 이상 정기 발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손 대표는 "우주는 AI, 통신, 안보를 집약한 분야"라며 "독자적인 발사체가 있어야 우주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발사체에 의존해서는 우주 산업 주도권을 쥘 수 없다"며 "차세대 발사체 개발 등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고 독자 능력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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