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주 발생한 백악관 근처 총격 사건을 계기로 ‘제3세계 출신 이주 영구중단’을 선언하며 반(反)이민 기조를 강화하고 나섰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숙련 외국인 인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대상 비자 인터뷰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모든 제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주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3세계 국가의 범위나 ‘영구중단’의 구체적 의미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미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28일 제3세계 국가가 ‘19개 입국 금지 대상국’이라고 답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포고문을 통해 미국 입국 금지 대상국으로 이란·예멘·아프가니스탄 등 12개국을 지목했고 제한국으로 브룬디·쿠바 등 7개국을 지정했다.
이번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해온 2021년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환영 작전’의 수혜자인 과거 미군을 도왔던 이들도 사실상 입국 차단됐다. 기존에 특별 이민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됐던 예외도 이번에는 제외되면서 모든 아프가니스탄인의 미국 입국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NYT는 “이번 조치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미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마지막 법적 통로마저 막혔다”고 전했다.
미 이민국(USCIS) 조지피 에들로 국장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모든 외국인이 최대한의 심사와 검증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모든 망명 결정을 중단했다”며 “미국 국민의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다”고 말했다. 망명 심사 재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인 근로자 복귀 지원은 기존의 외국인 노동자 단속 기조와 대조적이다. NYT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한국인 비자 발급 업무 처리 능력을 강화해 평소보다 5000여건의 인터뷰를 추가 진행할 수 있도록 지난달 조치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9월 조지아주 한국 배터리공장에 대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구금에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한국의 대미 투자를 지원하는 비자에 대한 영사 인력 추가를 포함, 합법적인 출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국가안보 최고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재산업화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인터뷰 5000건이 어떤 기간 동안 진행됐는지, 평시 인터뷰 건수나 추가 인력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9월 ICE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류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단기 상용(B-1) 비자나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 제도로 입국한 한국인 317명을 불법 이민자로 보고 구금한 바 있다. 이들은 정부 간 협상 후 일주일 만에 귀국할 수 있었다.
이후 양국 간 비자 워킹그룹이 가동됐으며 미국은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필요한 장비 설치·점검 인력에 대해 B-1 비자 및 ESTA 활용을 모두 허용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지지층의 반발에도 제조업 부흥을 위해 외국인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투자포럼에서 "배터리는 만들기 매우 위험하다"며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또 이민 당국의 한국 배터리 공장 단속을 언급하면서 "난 '바보같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며 "우리는 문제는 해결했고, 이제 그들은 우리 직원들에게 그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미국 정부 문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신원 확인된 라마눌라 라칸왈(29)은 올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망명 허가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2021년 8월 미군 철수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한 아프가니스탄 재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 중단” 발표 전 올린 게시물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의 “끔찍한 공수 작전” 과정에서 수십만 명이 “전혀 검토나 확인 없이” 미국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엔 산하 기관들은 망명 신청자의 미국 입국을 계속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로이터에 “우리는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1953년 난민 협약에 따른 공약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 제레미 로렌스로 “그들(망명 신청자)은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를 위한 적법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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