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과 진행 중인 통상 협상에서 3000억 달러(약 440조원)를 넘어서는 대규모 투자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TSMC가 애리조나 투자 규모를 1000억 달러 증액해 총 1650억 달러로 확대했고, 마이크론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도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며 "이들 투자를 합치면 미국 내 반도체 투자가 이미 3000억 달러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협정을 체결하면 그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대만으로부터 3000억 달러를 넘는 규모의 추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다만 러트닉 장관은 이 금액에 TSMC의 투자가 포함됐는 지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대만에 4000억 달러 수준의 투자를 요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우리는 논의의 한가운데 있다"며 "이 정부의 목표는 반도체 제조를 미국 본토로 끌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월에도 미국 내 반도체 소비량의 40~50%를 미국 생산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뉴욕타임스(NYT) 행사에 앞서 진행된 사전 영상 인터뷰에서 "대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 제조업의 부흥과 미국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지지한다"며 "이 40~50% 목표가 해당 시간 안에 달성될 수 있을지는 대만의 지원뿐 아니라 미국 정부가 토지 확보, 물·전력 공급, 노동력·인재 육성, 투자 인센티브 제공을 얼마나 잘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미국 정부가 이를 잘, 그리고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면 이 목표는 훨씬 달성 가능해질 것"이라며 대만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확실한 제도적 보장과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관세 협상이 "양국 간 경제 협력을 더욱 심화시키고, 대만 산업과 미국 경제 구조를 긴밀히 통합하며, 대만-미국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은 중국의 군사적 압박 속에서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라이칭더 총통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국방비 400억 달러 추가 지출 계획을 밝히며 대만의 방위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의 위협 고조 속에서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부각하려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 총통은 미국 내 여론전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는 NYT가 주최한 행사 영상 인터뷰를 통해 미국 언론 공간에 존재감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대만 외교 고립 전략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라이 총통은 앞서 블룸버그 기고문에서도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완화를 위해 미국산 에너지·농산물·산업재 구매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방어에 나설지 묻는 질문에 "가정에 기반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면서도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 생산 내재화가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런 질문은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다"며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한) 위험을 분산한다고 해서 우리의 입장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베선트 장관은 "단일 이벤트 가운데 글로벌 경제에 치명적 위협을 가할 사안은 대만발 반도체 공급 중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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