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BOJ)의 정책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후보로 자신의 경제 부양 철학을 대변할 강경 '리플레이션(통화 재팽창)파' 인사들을 전면 배치했다. 이는 지난 16일 다카이치 총리가 우에다 가즈오 총재와의 회동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와 궤를 같이하는 대목으로, 향후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및 독립성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인사안을 중·참 양원 의원운영위원회 이사회에 25일 제출했다. 심의위원 인사안은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노구치 아사히, 나카가와 준코 심의위원의 후임으로 아사다 도이치로 주오대 명예교수와 사토 아야노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가 지명됐다.
이번 인사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첫 일은 인사로, 시장에서는 총리의 '적극 재정·금융 완화'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아사다 교수는 과거 아베 정권의 경제 자문 역할을 하며 무제한 금융 완화를 주창해온 인물이며, 사토 교수 역시 정부의 '책임 있는 적극 재정 추진 의원 연맹' 등에서 활동하며 정권의 경제 기조를 뒷받침해왔다.
정부의 이번 인사안이 공개되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실제로 2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인사안 발표 전 1달러 당 155.30엔대에서 발표 직후 156엔대 초반까지 급등(엔화 가치 하락)했다. 아울러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스와프 시장(OIS) 데이터에서 도출된 '4월 내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은 지난 20일 71%에서 25일 오전 51%선까지 추락했다. 미쓰비시UFJ은행의 요코오 아키히코 애널리스트는 "총리의 금리 인상 난색 보도에 이어 심의위원 인사안까지 확인되면서, '다카이치 정권은 조기 인상에 신중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인사는 오는 3월 19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과 맞물려 거대한 정책적 모순을 형성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상의 브레이크를 밟아줄 '트로이 목마'를 심의위원회에 투입하려 하지만, 미국의 시각은 다르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일본의 엔저가 수출 산업에 과도한 이득을 준다며 불만을 표시해 왔다. 특히 지난 1월 엔저 심화 당시에는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주도해 외환시장 개입 전 단계인 '레이트 체크'를 단행하며 시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일본 재무성의 한 간부는 "미국은 일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다카이치 총리가 기용한 심의위원들이 일은 내부에서 인상 저지선을 구축하더라도,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력한 엔저 해소 압박 카드를 던질 경우 다카이치 정권은 정책적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의 이번 인적 쇄신이 3월 정상회담에서 마주할 대외적 압박 속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시장은 미·일 정책 공조의 수위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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