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의 한입 유통] '3마리 2000원' 몸값 오른 붕어빵…노점 대신 냉동 찾는다

  • 노점 가격 급등에 간편식 수요 증가

  • 말차·피자 등 이색 제품도 출시 이어져

서울 남영역 인근 한 붕어빵 가게 앞에 첩쌀잉어빵 3개 2000원 가격표가 붙어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서울 남영역 인근 한 붕어빵 가게 앞에 '첩쌀잉어빵 3개 2000원' 가격표가 붙어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붕어빵 가격이 연이어 오르면서 겨울철 간식 수요가 길거리에서 냉동 간편식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재료비·인건비 상승으로 노점 가격이 높아지자, 가성비를 앞세운 냉동 붕어빵이 식품업계의 새로운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12일 찾은 서울 남영역 인근의 한 붕어빵 가게 앞에는 ‘3마리 2000원 6마리 4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2마리에 1000원이던 시세가 이제는 3마리 2000원이 흔한 가격이 됐다. 강남·명동 등 서울 일부 상권에서는 붕어빵 1마리에 1500원을 받는 노점도 등장했다. 전체적인 가격대가 오르면서 ‘저렴한 겨울 간식’이라는 기존 이미지와의 간극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붉은팥·밀가루 등 원재료비 급등이 자리한다.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붕어빵 속을 채우는 핵심 재료인 붉은팥(500g) 평균 가격은 올해 1만4292원으로, 지난해 9933원 대비 43.9% 올랐다. 밀가루와 설탕 가격 역시 5년 사이 각각 34.5%, 46.3% 상승했다. 식자재 부담이 커지면서 노점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이른바 ‘붕플레이션(붕어빵+인플레이션)’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 수요는 길거리 붕어빵에서 냉동 HMR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냉동 붕어빵은 500g(8~10개) 한 팩을 약 5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가성비 면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반죽과 틀을 이용해 직접 구워야 해 가정에서 만들기 어려웠지만, 에어프라이어 보급과 간편 조리 제품 확산으로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된 점도 수요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매출도 변화 흐름을 뒷받침한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붕어빵’ 판매량은 출시 초기였던 2023년 동절기 24만 개에서 지난 시즌 30만 개로 약 30% 증가했다. 오뚜기 역시 지난 겨울 시즌 붕어빵 제품 매출이 4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성장세에 따라 풀무원 등 식품사들도 잇따라 냉동 붕어빵을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식품업계는 제품 다변화를 통해 겨울철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말차 붕어빵을, 오뚜기는 피자 붕어빵을 선보이는 등 이색 제품을 확대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길거리 붕어빵 가격이 최근 급격히 오르며 지갑을 열기 꺼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런 수요가 냉동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시장 자체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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