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해 '10·15 대책'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서민·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의 가격 오름세도 가파른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8월 0.26%에서 9월 0.37%, 10월 0.53%에 이어 11월에는 0.63%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전체 전월세 가격 상승폭도 날로 확대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종합 기준 전월세통합가격지수는 지난달 0.52% 상승했다. 이는 2015년 11월(0.5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6·27, 10·15 대책으로 자금 마련 문턱이 높아지며 일부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여전히 머무르고 있고, 내년 공급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간에 꺾이기보다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매매 부담이 커질수록 전월세로 이동하는 수요도 늘어날 수 있어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서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10.6을 기록했다. 이는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은다고 가정했을 때 주택 장만에 10.6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지난 1분기 10.3으로 2019년 1분기 1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다시 올랐다. 가구 소득 기준은 중위값 기준이라 소득이 적은 가구의 PIR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입법조사처도 '10·15 주택 시장 안정화 대책의 주요 내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대책이 청년과 서민층의 주택 구입 기회를 제한하고, 주거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한다.
수도권 전세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5억4738만원이다. 그러나 10·15 대책으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필요한 자기자본은 7억4400만원(서울 평균 아파트 값 12억4000만원·규제 지역 LTV 40% 적용)이다.
시세가 15억원인 주택은 9억원, 10억원인 주택도 6억원의 자기자본이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수도권 전세 가구 평균 순자산은 5억4738만원이므로 자산이 부족한 가구에는 서울 등 규제 지역 내 평균 수준의 아파트 구매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30대 청년층의 주택 마련 기회가 이번 대책으로 감소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30대(30~39세)의 평균 순자산은 2억5402만원인데 대출이 막혀 주택 구입 기회가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또한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면서 임대 목적 주택 매입이 제한됐고, 이게 전세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며 전월세 등 주택 임대차 시장의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유사한 전망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규제 지역을 확대해 LTV를 40%로 줄인 것은 서민층 주거 구입에 치명적인 정책"이라며 "당정 협의 과정에서 정책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은 이미 상당 기간 상승 흐름을 이어왔고 그 누적 효과가 하반기 들어 수치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와 월세 모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임대차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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