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中 군사력 증강에 美 본토 안보 취약성 확대"

中군사력 보고서…"中, 핵·장거리 미사일·사이버·우주 역량 확대"

중국 해경 함정이 남중국해 분쟁 지역인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항해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군사 역량 현대화를 꾸준히 추진하면서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평가가 미국 국방부(전쟁부)에서 나왔다.

미 국방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한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은 미국 본토를 갈수록 취약하게 만들었다"며 "중국은 미국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대규모의 핵, 해양, 재래식 장거리 타격, 사이버, 우주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런 무기는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군의 목표에 대해 2027년까지 대만을 상대로 "전략적인 결정적 승리"를 하고, 핵과 기타 전략 영역에서 미국을 "전략적으로 상쇄"하며, 역내 다른 국가를 상대로 "전략적 억제와 통제"를 달성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을 강제로 병합하기 위해 상륙전, 화력전, 해상 봉쇄 등 다양한 군사 옵션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이 같은 옵션의 필수 요소를 시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군은 중국 본토로부터 1500~2000해리(약 2400~3682㎞) 떨어진 표적까지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격이 충분한 규모로 이뤄질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존재를 심각하게 도전하거나 와해시킬 수 있다고 국방부는 평가했다.

다만 국방부는 중국 지도부가 대만을 무력으로 통합할 수 있는 중국군의 역량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면서도, 미국의 개입을 상대하면서까지 대만을 성공적으로 장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2024년 기준 600기 초반에 머물렀다며, 이는 이전 몇 년에 비해 생산 속도가 둔화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기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적의 미사일 공격을 조기에 탐지해, 미사일이 중국에 도달하기 전에 반격하는 역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국이 3곳의 사일로(지하 격납고) 기지에 고체연료 방식의 DF-31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100기 이상 장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국방부는 추정했다.

또 중국이 2035년까지 항공모함 6척을 추가로 건조해 총 9척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현재 미 해군은 항공모함 11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분량이 100쪽으로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공개한 보고서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중국군 전력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보고서 전반에서 중국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에서 미중 관계는 지난 수년보다 탄탄하며 전쟁부(국방부)는 이 진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하겠다"면서 중국군과 군 대 군 소통을 확대하고 미국의 "평화적 의도"를 분명히 전달할 수 있는 다른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사일방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톰 카라코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전 연도보다 군사 하드웨어에 대한 세부 내용이 줄어든 것 같고, 미중 관계 개선과 군 대 군 협력에 대한 강조가 의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