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노봉법' 시행 앞두고... 재계 "유예 불가능하다면 지침 명확히"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 현장 모습 사진아주경제DB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 현장 모습. [사진=아주경제DB]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을 두고 노사 모두 불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와 재계가 비공개 소통 자리를 마련해 막판 조율에 나선다. 이번 회동은 노봉법 지침 확정 전 의견 수렴의 마지막 창구로 기대되지만, 재계에서는 실질적인 유예나 지침 손질은 시간적 제약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과 삼성·현대자동차·포스코 등 주요 기업 임원들이 21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비공개 회동을 한다. 오는 3월 노봉법 시행을 앞두고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노봉법을 두고 경영계는 사용자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며 중소 하청업체까지 원청 책임으로 연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반면, 노동계는 사용자 인정 기준이 엄격해 원청의 책임 회피 여지를 남겼다고 반발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노사 의견을 반영해 시행령 수정안을 재입법예고 중이며, 원·하청 교섭 시 하청 특성을 우선 고려하도록 구체화했다. 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노봉법 현장 안착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사용자성 판단·교섭단위 분리 원칙 등 실무 지침을 정교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왔지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 판단·교섭단위 분리 원칙 등 실무 지침이 빨리 나와야 현장 혼란이 최소화될 것 아니냐"라며 "사실 유예가 되면 좋겠지만 결국 시행 전제로 명확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아직까지 모호한 기준은 노사 자율화를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들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대비 중이나, 노동계는 당장 3월 시행 시 현장 혼란을 우려하는 상황이 크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조사에서 기업 87%가 노봉법으로 노사관계 악화 우려를 표하며, 72.9%가 2026년 노사 불안 가중을 예상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비공개 회담이 큰 의미가 있진 않을 것"이라며 "노봉법은 이재명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공약 중 하나로 논란은 지속되지만 오는 3월 계획대로 조속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AI 시대 도래에 따른 노동환경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황 교수의 조언이다. 그는 "AI 자동화 시스템으로 신규 채용 감소와 고임금 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재계는 노봉법 시행 후 명분을 얻어 AI 대체·해외 이전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지금 노동 세대보단 다음 세대의 노동 환경 변화와 향후 글로벌 기업 간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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