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 임박… 식약처 결정에 업계 '촉각'

  •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 '오남용 우려' 꼬리표 달게 되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달 5일 비만치료제(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티드, 터제파타이드 함유제제)가 치료목적과 다르게 단순 체중감량 목적으로 오·남용될 우려가 있어 이들 제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어 지난달 26일까지 업계와 관계 기관의 의견을 받은 뒤 현재 관련 부서에서 검토를 진행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달 제출된 의견을 종합 검토하고 규제심사를 거쳐 향후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라며 "개정 완료 시점은 현재로서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될 경우, 해당 제품은 용기 및 외부 포장에 관련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아울러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서도 의사 처방전 없이 판매가 금지되는 등 유통·판매 단계에서 제약이 강화된다. 온라인상 불법 유통과 미용 목적의 무분별한 사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안전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당국의 문제 의식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GLP-1 계열 치료제를 단순 체중 감량제가 아닌 '만성질환 치료제'로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비만은 당뇨, 심혈관질환 등과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으로, 치료 접근성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환자 관리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GLP-1 수용체작용제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치료제인 만큼 환자 접근성 보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GLP-1 수용체작용제를 단순히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것만으로 오남용을 실질적으로 예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무분별한 투약을 막기 위해 처방과 유통 과정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오·남용을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정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적절한 처방과 불법 유통을 줄이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을 보장하며 국민에게 정확한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관리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약업계 역시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에서 GLP-1 계열 치료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관련 파이프라인 개발과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장기지속형 제형이나 복합제 개발을 추진 중이며, 후발주자로서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규제 강화가 시장 성장의 속도를 늦출 수 있고 투자 및 개발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오남용 우려 의약품'이라는 꼬리표가 업계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정 수준의 관리 강화가 오히려 시장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적절한 처방 체계와 유통 관리가 확립될 경우 불법 유통과 과장 광고를 줄이고, 치료제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국민의 건강을 고려해 무분별한 처방을 제한하는 데 필요하"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인 만큼 적절한 처방 체계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