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체 개발한 큐브위성 ‘K-라드큐브’가 미국 항공우주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돼 우주 방사선 환경 관측에 나선다. 유인 우주비행사가 실제 통과하는 고에너지 방사선대를 한국 위성이 직접 측정하는 첫 사례로, 향후 유인 심우주 탐사를 위한 핵심 기초 데이터 확보가 기대된다.
우주항공청은 29일 서울 광화문 과학기술자문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설명회를 열고 K-라드큐브의 임무 개요와 기술적 성과를 공개했다.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K-라드큐브는 지구를 둘러싼 밴앨런 복사대를 다양한 고도에서 관측해, 유인 우주탐사 시 우주방사선 위험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고 밝혔다.
K-라드큐브는 NASA의 아르테미스 2호 임무 중 오리온 우주선의 스테이지 어댑터(OSA)에 탑재돼 발사된다. 아르테미스 2호는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약 50년 만에 우주인을 달 궤도 인근까지 보내는 유인 시험 비행으로, 4명의 우주비행사가 달 근접 비행 후 지구로 귀환하는 임무다. 발사 후 약 5시간 4분이 지나면 K-라드큐브가 사출돼 고궤도 방사선 환경을 측정한다.
이번 임무의 핵심은 유인 탐사에서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인 우주 방사선에 대한 실측 데이터 확보다. 강 부문장은 “반도체가 고집적·소형화되면서 일상 환경의 방사선에도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우주 공간에는 훨씬 고에너지 방사선이 존재한다”며 “K-라드큐브 관측 결과는 향후 유인 우주선 설계와 임무 안전성 확보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 운영은 해외 지상국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K-라드큐브의 궤도가 한국 상공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4개국에 구축된 5개 안테나를 통해 위성 제어와 과학 데이터를 수신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도 참여했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측은 “유인 임무에 탑재되는 만큼 나사의 배터리 기준, 열폭주 시험, 위험 통제 파괴시험 등 일반 큐브위성에서는 요구되지 않는 고강도 검증을 모두 통과해야 했다”며 “달 탐사 특성상 통신과 GPS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AI 기반 설계 기법을 활용해 제한된 시간 안에 임무 요구사항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궤도 설정 역시 도전 과제였다. 근지점에서 추락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고난도 궤도로, 방사선 환경 측정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강 부문장은 “우주 개발 초기 미국이나 소련에서 발사한 위성들이 남미 지역을 지나갈 때 이상 현상이 관측되며 방사선대 연구가 시작됐다”며 “K-라드큐브는 이러한 연구의 연장선에서 최신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K-라드큐브는 한국의 심우주 큐브위성 개발·운영 역량과 유인 우주탐사에 적용 가능한 안전성과 신뢰성 기술을 국제적으로 검증하는 중요한 사례”라며 “향후 달 및 심우주 탐사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적 기여와 역할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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