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차기 연준의장 지명 이후 금·은 급락…향후 통화정책 촉각

  • 달러 인덱스 0.9% 상승…"워시 지명, 달러에 호재"

  • 달러 강세에 비트코인까지 출렁…"비트코인 투자 매력 약화"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AP연합뉴스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 이후 달러 강세와 함께 금·은 등 안전자산 급락이 동시에 나타나며 금융시장 전반이 출렁였다. 시장에서는 워시 체제 하에서의 금리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 현물 가격은 전일비 8.95% 하락한 온스 당 4894.23달러로 장을 마쳤고,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4월물은 11.39% 내린 4745.10달러로 마감했다. 또한 은 현물 가격은 26.36% 급락해 온스 당 85.1994달러를 기록했고, 은 선물 3월물은 31.37% 폭락한 78.53달러로 마감했다. 금, 은 가격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지난 1980년 1월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이날 나스닥이 0.94% 하락한 것을 비롯해 미국증시 3대 지수 역시 모두 하락했고, 최근 부진했던 가상화폐 시장에도 추가적인 타격이 가해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일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6.07% 하락한 7만8790.46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이더리움(-9.27%), 바이낸스코인(-8.11%), 리플(-4.58%), 솔라나(-11.31%) 등 주요 가상자산도 낙폭을 크게 늘렸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30일 장에서 0.9%가량 급등한 97.15로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지명자를 차기 연준의장으로 지명한 데 따른 후폭풍으로, 워시 지명자는 최근 들어서는 금리 인하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과거 연준 재임 시 인플레이션 안정을 내세우며 금리 인상을 주장한 인물로 매파 성향이 비교적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전망이 낮아지고 유동성 축소 우려가 확대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워시 지명자가 꿋꿋이 맞서며 쉽사리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SLC매니지먼트의 딕 멀라키 총괄 임원은 워시 지명자에 대해 "매파적 이력을 갖고 있다"며 "이는 질서 있는 통화정책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다만 워시 지명자가 의회 인준을 통과하더라도 자신의 의지대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WSJ은 워시 전 이사가 의장에 취임할 경우 △시장 불안 없이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2%로 안정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서도 연준 독립성을 지켜내야 하는 세 가지 난제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벌써부터 워시 지명자를 상대로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워시 지명자가 금리 인하를 약속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면서도 "그는 분명히 금리 인하를 원한다"고 언급했고, 31일 자신의 전용기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그가 그것(금리)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이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며 신중한 자세를 취한 가운데 금리 인하를 강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0일 연설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향후 전망에 대한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완화적 영역으로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지명자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위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더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맷 루체티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워시는 올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점을 동료들에게 설득해야 할 것이며, 그 주장은 노동시장이 다시 약화 조짐을 보이거나, 올해 후반 인플레이션 압력이 의미 있게 완화되지 않는 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워시 지명자가 5월부터 연준의장을 맡게 되더라도 당장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1일 기준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 금리 전망을 추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올해 연말 기준 금리 전망은 3~3.25%로 1주일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는 "워시 하에서의 연준은 신중한 정책 접근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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