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압박 못 이겼나...한미반도체, 올해부터 TC본더 수주 공시 안 해

  • 지난달 14일 공시 이후 수주 관련 자율공시 안하기로

  • 주가 부양용 지적에 "고객사 뜻 외에는 공시 불가"

 
사진한미반도체 홈페이지 캡쳐
[사진=한미반도체 홈페이지]

한미반도체가 주요 반도체 장비 공급 수주와 관련해 향후 자율 공시를 더는 하지 않기로 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등 핵심 고객사의 계약 비밀 보호 요청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지난 30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앞으로 한미반도체는 고객의 요청에 의하여 고객 정보와 수주 내역에 대한 자율 공시를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자본시장법·한국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르면 수주 공시는 직전년도 매출액 대비 5% 초과 수주 시에만 의무화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보다 수주 규모가 적을 경우에는 기업의 경영 판단에 따라 자율공시를 할 수 있다.
 
한미반도체는 그동안 자율공시 방식으로 TC본더 등 주요 장비 공급 계약 소식을 알려 왔다. 지난달 14일에도 SK하이닉스와 96억원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용 TC 본더 계약을 체결했다고 자율공시한 바 있다.
 
한미반도체가 돌연 자율공시 방침을 철회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고객사의 압박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가 HBM 시장 주도권을 놓고 글로벌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어떤 기술 장비를 언제, 어떻게 도입하는지가 노출되는 건 사실상 양사의 사업 전략이 노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기업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망 보안을 강화하려는 행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미반도체 입장에서도 양사와 관계 설정이 중요한 만큼 특정 고객사에 납품한 소식이 공개되는 게 사업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론 수주 건에 대해선 의무공시 기준을 피하기 위해 공급 시점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이른바 '쪼개기 수주' 형태로 핵심 장비들을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화되지 않은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11월 마이크론으로부터 '탑 서플라이어(핵심 협력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주가 부양용 공시라는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HBM 제조용 장비 약 15억6750만원치에 대해 공급 계약을 밝혔다.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이날 해당 공시 효과로 종가 기준 전일 대비 5%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실제 납품한 제품이 TC 본더와 같은 HBM 핵심 기술 장비가 아니라 단순 제조 장비 공급으로 추후 알려지면서 과도한 공시로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공시라 할지라도 통상 고객사와 공급사가 사전 합의 된 내용 하에서 공시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인 관례"라면서"양사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자율공시는 얼마든지 재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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