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갈등 '불씨' 태릉까지…정부-서울시 갈등 확산

  • 문화재 보존이냐 주택공급이냐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종묘 앞 개발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대립이 태릉골프장(CC) 개발 논란으로 번지며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종묘 개발 규제와 태릉 개발 추진을 비교하며 정부의 '이중잣대'를 비판하고 나섰고, 국가유산청을 비롯한 정부는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원칙론으로 맞서고 있다. 문화재 보존과 주택 공급이라는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이번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2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태릉CC 개발과 관련한 세계유산영향평가가 조만간 착수될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태릉CC 87.5만㎡(26만5000평)에 6800가구를 공급(2030년 착공)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국가유산청과 국토교통부는 그간 태릉CC 개발과 관련해 사전 협의를 이어왔다.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당시 1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지로 발표됐지만, 주민과 환경 및 역사단체의 반발로 인해 그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공급지로 확정된 만큼, 국가유산청은 영향평가서 작성 등 관련 절차에 서두르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 간 대립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종묘 앞 개발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서 태릉 문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각 수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가유산청은 보존지역과 뚝 떨어져 있는 세운지구 개발은 반대하면서 명백히 세계유산 영향 범위에 들어있는 태릉CC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반대를 하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과 이 정부가 보이는 행태야말로 모순이고 이중 잣대"라고 지적했다.

반면,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종묘든, 태릉이든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수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허 청장은 “종묘와 태릉에 대한 국가유산청의 기준은 같다”며 “종묘 앞 고층 재개발도, 태릉 옆 주택공급도 유네스코에서 권고한 대로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절차를 거쳐 합의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것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 의무에 대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수용 자세”라며 국토교통부가 세계유산영향평가 선행 방침을 명확히 한 것과 달리 서울시는 이를 거부해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가유산청은 종묘앞 개발과 관련해 서울시가 유네스코 서한에 대해 회신한 내용을 취합해서 이른 시일 내에 유네스코에 보고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정부, 지자체, 주민,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정 협의체를 통해 세계유산영향평가의 범위와 방식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지난해 두 차례 공식 서한을 통해 종묘 앞 재개발 사업에 대한 영향평가 실시를 요청한 바 있다.  

유네스코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유네스코가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 수용을 꾸준히 권고해온 데다가,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이 1분기 내로 완료될 가능성이 큰 만큼, 영향평가의 방식과 절차 등을 둔 양측 이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갈등 역시 쉽사리 봉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노원구에서는 태릉 일대를 ‘역사 문화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고, 세운4구역에서는 재개발을 촉구하는 토지주들의 목소리가 커, 충돌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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