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쇼크'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그동안 대외 변수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한국 증시가 단 하루 만에 급락했다. 코스피는 5% 넘게 하락했고 코스닥 낙폭도 4%를 넘어섰다.
매파 성향인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목된 이후 금·은 시세가 급락한 게 증시 폭락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구조적 하락 국면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지만 당분간 극심한 변동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5000선을 하회한 건 5거래일 만이지만 낙폭이 예상보다 컸다. 이날 낙폭은 지난해 4월 7일(5.57%)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증시 급락에 시가총액도 급격히 줄었다. 코스피는 하루 사이에 227조원, 코스닥은 28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 만에 2조5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2조2100억원을 팔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4조5800억원 넘게 사들였다.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반도체 등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했고 시총 1위 삼성전자는 6.29%, SK하이닉스는 8.69%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1.08포인트(4.44%) 내린 1098.36에 마감하며 급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2140억원, 외국인이 4074억원을 각각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5498억원을 순매도했다.
글로벌 증시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9.09포인트 하락한 48892.4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500 지수는 29.98포인트 내린 6939.03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25.30포인트 하락한 23461.82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와 대만 증시 등 주요 아시아 시장도 1~3%대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워시 이사가 연준 의장으로 지목되면서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글로벌 증시 급락의 요인으로 분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워시 이사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중 가장 매파적 인물”이라며 “초저금리와 유동성 정책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레버리지 자산의 투기적 수요가 일제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금융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위기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담보 문제와 레버리지 구조 붕괴가 금·은 등 특정 자산군에 국한돼 있다는 점에서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이 급락했다. 이어 해당 자산을 담보로 활용하던 고레버리지 포지션이 무너지며 연쇄적인 청산이 증시 하방 압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아시아 증시 급락은 경기나 기업 펀더멘털 문제가 아니라 금과 은 급락으로 촉발된 담보 부족과 레버리지 구조 붕괴 영향으로 추정된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 이후 점진적인 안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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