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핵 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군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국은 협상을 이어가면서도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적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어 긴장이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중동 지역에 공습을 개시할 수 있는 충분한 공군·해군 전력을 집결시켰다고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공습이 이번 주말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중동 배치 미군 전력이 3월 중순까지 완비될 것이라는 보고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CBS도 실제 공습 시점이 이번 주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공격 실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도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중동에서의 대규모 전쟁에 한층 가까워졌다"며 "전쟁이 매우 곧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작전이 지난달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할 때 감행했던 정밀 타격과는 차원이 다른 수주간 이어질 수 있는 대규모 군사행동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작전으로 진행될 공산이 높으며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먼저 공습을 시작하고 미국이 가세해 이란 핵시설 등을 타격했던 '12일 전쟁'보다 훨씬 광범위한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역시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며칠 내 무력 충돌이 발생할 상황을 가정한 대응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동에는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 전단이 이미 배치돼 있으며, 두 번째 항모 전단인 USS 제럴드 포드도 이동 중이다. 해상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포드함은 서아프리카 해안 인근을 항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십 대의 공중급유기와 50대 이상의 추가 전투기도 해당 지역에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만약 이란이 합의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이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한 정권에 의한 잠재적 공격을 제거하기 위해 디에고 가르시아와, (영국) 페어포드의 공군기지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밝히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이란에 대해 공격을 할 많은 이유와 논거가 있다"며 "그(트럼프)는 항상 미국과 미군, 미국인에 최선의 이익이 뭔지 고민하고 있으며, 이것이 그가 모든 종류의 군사 행동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은 제재 카드도 병행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이란 반(反)정부 시위대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는 이유로 이란 당국자와 통신 산업계 간부 등 18명에 대해 비자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이란도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안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군 전력 재배치, 지휘 체계 분산, 핵 시설 방호 조치 등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달 초 이른바 '모자이크 방어' 전략을 부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휘관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해 외부 공격 시 지휘 체계 붕괴를 막고 체제의 회복력을 높이려는 구상이다.
군사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 전력을 전개했으며, 이 수로는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은 해협 감시와 미사일 운용 능력을 강조하며 역내 군사 대응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핵 시설 방호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안보과학연구소(ISIS)가 공개·분석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테헤란은 이스파한 핵시설의 터널 입구를 보강하고 있으며 '픽액스 마운틴'으로 알려진 깊은 지하 터널 단지에서도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적으로는 치안 통제도 강화되는 양상이다. 보안 조직이 수도 테헤란 일대 감시 거점을 확대하고 반정부 움직임 단속을 이어가면서, 외부 군사 압박과 내부 불안 요인에 동시에 대응하려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양국은 이와 별개로 핵 협상을 이어가며 외교적 해법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레빗 대변인은 "이란 측이 향후 몇 주 안에 더 구체적인 사안들을 갖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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