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엔화 가치 급락 당시 미국 금융 당국이 단행한 '레이트 체크(Rate Check, 환율 조사)'는 일본 측의 요청이 아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주도로 이루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의 '정치적 공백'으로 인한 시장 불안이 글로벌 경제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과 가까운 한 당국자는 "당시 레이트 체크는 실제로 시장 개입 전 단계였으며, 일본 측의 요청이 있었다면 엔화 매수·달러화 매도의 미일 양국 간 공조 개입도 검토됐을 것"이라고 닛케이에 전했다.
레이트 체크란 외환 개입의 실무를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현재의 환율 수준을 확인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실제 주문을 내기 직전 단계까지 진행된다는 점에서 구두 개입보다 훨씬 강력한 시장 견제 효과를 가진다. 닛케이는 당시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1월 23일 미 재무부의 지시에 따라 이 절차를 밟았으며, 그 결과 1달러당 158엔대였던 엔화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며 155엔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엔화 가치 급락은 인접국인 한국의 원화 가치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됐다. 당시 원·달러 환율 역시 엔화와 동조화(커플링) 현상을 보이며 가파르게 상승해 국내 외환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 바 있다.
이 같은 미국 외환당국의 이례적인 행보는 지난 18일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월 회의 의사록을 통해서도 공식 확인되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당시 재무부의 대리인 자격으로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음을 인정했다. 베선트 장관의 이러한 결단은 '동맹국의 안정을 위해 미국의 경제력을 사용한다'는 원칙과 더불어,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서 시장의 투기적 흐름을 정확히 꿰뚫어 본 결과로 풀이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다만 닛케이는 "당시 일본 재무성은 미국 측에 레이트 체크나 엔화 매수 개입을 요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해, 이번 조치가 미국의 강력한 의지에 의한 선제적 대응이었음을 시사했다. 당시 일본 당국은 레이트 체크 여부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긴장감을 가지고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약달러 기조를 선호하고 있어 다른 국가의 통화가 크게 약세를 보일 경우 견제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왔다.
현재 일본의 정치적 공백이 해소되면서 시장은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으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FOMC의 진단에 따라 향후 금리 정책의 방향성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와 베센트 장관이 향후에도 일본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이어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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