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新풍속도] LG화학·태광·한앤컴·코웨이 등...줄줄이 행동주의펀드 먹잇감

  • 정관 변경·이사 선임 압박 본격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이익 보호 장치가 명문화되면서 행동주의 펀드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배당 확대를 요구하던 과거와 달리 경영 의사결정과 구조 자체를 흔드는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은 다음 달 LG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상법상 요건을 충족한 주주가 권고적 주주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회사 내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주요 권고 내용은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분기별 공시를 비롯해 선임독립이사 제도 도입, 주식연계보상 제도 개선 등이다. 팰리서캐피털은 지난해 10월 LG화학이 NAV 대비 74% 할인된 주가로 거래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79.4%)을 70% 미만으로 낮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추진하는 자본배분 계획을 재조정할 것을 강조한다.

태광산업도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됐다.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소수주주가 보유한 유통주식 23만주를 전량 매입해 자진 상장폐지하는 것을 포함한 7개 주주제안을 내놨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조를 견제하기 위해 선임독립이사 제도 도입도 요구했다. 독립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의사결정 권력 구조를 재편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한국앤컴퍼니는 다음 달 주총을 앞두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 사외이사 후보 추천, 업무 관련 중대한 범죄 확정 시 이사 자격 제한 정관 개정, 조현범 회장 보수 0원 결정 등 제안을 받았다. 최근 주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이해상충 구조를 바로잡고 책임과 보수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이 2023년 구속기소와 1심 실형 선고 과정에서도 보수를 약 94억원 수령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조 회장 사임에도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측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세에 대한 이사회 입장 표명과 지배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일명 '3% 룰'이 적용되는 독립 이사 2인 선임 요구를 받았다.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코웨이는 금융리스 판매 확대가 본격화한 2020년 이후 자산 증가 재원 61.2%를 자기자본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에 얼라인파트너스는 신규 자산 취득 재원에서 타인 자본 비중을 보다 유연하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행동주의 펀드가 공세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상법 개정이라는 제도 변화가 자리한다. 자사주 소각 원칙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로 주주이익 보호가 명문화되면서 요구에 대한 정당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원하는 것은 단기 배당 확대가 아니라 기업 가치 상승"이라며 "단기 수익 실현 중심의 과도한 개입은 중장기 투자 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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