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1호 대출 삼성전자 낙점…AI 반도체 투자 시계 앞당긴다

  • 평택 P5에 2.5조 저리 지원

  • 정부, 150조 정책금융으로 첨단산업 주도권 확보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저리대출 1호 사업지로 삼성전자가 선정됐다.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정부가 대규모 정책금융을 통해 첨단 설비투자 시점을 앞당기며 산업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6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과 울산 전고체 배터리 공장 구축 사업을 첨단전략산업기금 저리대출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출 규모는 각각 2조5000억원과 1000억원이며 금리는 일반 기업대출보다 약 1%포인트 낮은 연 3% 수준으로 공급된다.

국민성장펀드는 민관이 함께 총 150조원을 조성해 첨단전략산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직접투자 15조원, 간접투자 35조원에 더해 50조원 규모 저리 대출을 통해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금융 가운데서도 역대 최대 수준이며 반도체·배터리·AI 등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첫 지원 대상으로 삼성전자가 선정된 것은 AI 반도체 경쟁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선제 투자 능력이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지원 대상에 포함된 삼성전자 평택 P5 공장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10나노미터(㎚)급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며 AI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금융 지원을 계기로 당초 2030년께로 계획했던 설비 가동 시점을 2028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P5 공장 건설에 필요한 총 투자 규모가 약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1단계 설비투자에는 8조8000억원이 투입되며 삼성전자가 6조3000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2조5000억원은 정책금융과 시중은행 대출로 충당한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이 2조원을 국고채 금리 수준으로 공급하고 5대 시중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3%대 금리로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지원을 계기로 신용보증기금과 협력해 2000억원 규모 특례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P5 공정에 국내 장비를 시범 도입하는 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책금융이 대기업 투자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파급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함께 선정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화리튬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EV)를 넘어 도심항공교통(UAM), 드론, 로봇 등 고안전·고성능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평가된다. 정부는 반도체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를 미래 전략 산업의 양대 축으로 보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7대 메가프로젝트는 사업 성숙도와 자금 수요 시점을 고려해 속도감 있게 승인하고 있다”며 “지역균형 성장까지 고려해 직간접 투자와 초저리 금융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원이 단순한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첨단 산업 투자 리스크를 정책금융이 분담하는 구조로 전환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추가 프로젝트 선정이 이어진다면 반도체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민간 설비투자가 앞당겨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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