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이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4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올해 전시는 6G로의 전환 예고와 함께 인공지능(AI)이 네트워크 자체에 내재된 AI 네이티브와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인공지능(AI)의 시대가 예고됐다.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통신사들의 정체성 변화를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국내 통신 3사는 이번 전시에서 'AI 네이티브' 전환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를 기반으로 한 '소버린 AI 패키지'로 인프라 설계자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KT는 6G 청사진을, LG유플러스는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통해 고객 경험 경쟁에 불을 지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이제 AI 없이는 행사가 성립되지 않는 분위기"라며 "통신사들이 간판을 떼고 보면 '대형 IT 기업'으로 보일 정도로 'AI 코(AI-Co)'로 완전히 체질을 개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MWC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공세도 매서웠다. 화웨이는 네트워크부터 칩셋까지 이어지는 풀스택 AI 솔루션을 선보였고, 샤오미는 가전, 스마트폰, 전기차를 잇는 지능형 제조 생태계를 과시하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한 축임을 드러냈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중국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경계보다는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런 현장에서 중국을 철저히 벤치마킹해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과 한국 사이 사업 영역이 겹쳐 직접적인 협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중국의 전략을 참고하는 것도 한국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WC 참여 기업들은 6G 조기 도입과 경쟁을 예고했다. 이번 MWC 발표에서 퀄컴은 58개 글로벌 기업과 함께 2028년 6G 시연을 거쳐 2029년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로드맵을 제시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6G는 단순 속도 중심이 아닌 센서·웨어러블 데이터 실시간 처리와 AI 네이티브 인프라, 도시 환경 3D 매핑과 정밀 센싱 기능을 갖춘 차세대 통신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AI는 우리가 컴퓨터와 소통하는 방식인 새로운 ‘UI’ 그 자체"라며 "AI 혁명을 믿는다면 6G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에 대한 저항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MWC를 참관한 최재홍 가천대학교 창업대학 교수는 "에릭슨이 세계 최초 6G 프리-스탠다드 OTA 세션을 성공시켰다"며 "화웨이의 100Gbps급 다운링크 시연 등도 6G 로드맵이 구체화됐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올해 MWC에서 주 행사로 격상된 저궤도 위성통신은 지상망으로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했다. 마이클 니콜스 스페이스X 스타링크 담당 수석 부사장(SVP)은 기조 연설에서 2세대 모바일 위성 기술과 시행 시점을 소개했다. 니콜스 수석 부사장(SVP)은 "2세대 군집 위성을 통한 스타링크의 목표는 위성 시스템에 연결됐을 때 지상망과 같은 수준의 연결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오는 2027년 중반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세대 위성은 1세대 위성보다 거의 100배 높은 데이터 밀도를 가지며 사용자는 최대 1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도 올해 MWC를 통해 D2D(Direct-to-Device) 위성 통신이 실질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짚었다. 그는 "통신사 오렌지(Orange)와 AST 스페이스모바일의 협력이 이를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도 “에이전틱 AI는 단순 챗봇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도구를 호출하며 기억을 축적하는 실행형 지능 시스템”이라며 "내년부터 네트워크와 단말이 결합된 생태계에서 AI가 실질적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기술 경쟁 이면에는 '디지털 주권'에 대한 절박함도 묻어났다
터키 통신사 투르크셀 CEO 알리 타하 코치는 MWC 기조연설에서 “AI 다음은 단순한 앱이나 지능이 아니라 ‘디지털 주권’”이라고 진단했다.
아프리카 역시 AI 주권 확보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 통신사인 MTN을 이끄는 랄프 무피타 회장은 AI와 플랫폼 기술을 통해 아프리카가 기존 시스템을 건너뛰고 미래 경제체제로 직행하는 리프프로깅(Leapfrogging) 전략을 소개했다. 20달러 수준 초저가 기기 보급과 AI 표준화 참여를 통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전문가들은 MWC가 점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완벽히 결합된 ‘CES’와 같은 양상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 홍진배 원장은 "내년에는 AI 기술이 피지컬(Physical) 영역과 결합하며 더욱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포티투마루 대표도 에이전틱 AI 시대에 대해 "2~3년 뒤 MWC는 소프트웨어 전시회인가 싶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쏟아지며 지금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며 "에이전틱과 온디바하이스가 결합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서비스로 경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AI에 있어 특정 분야에 매물돼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AI에 있어 변방이라고 생각했던 유럽이 MWC 현장에서 다양하게 부스를 구성하면서 한국 역시 AI 인프라, 거대언어모델(LLM) 등에 매몰될 것이 아닌 다양한 AI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우리가 전략적으로, 또 정책적으로 어떻게 포지셔닝해야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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