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나 독일이 미군의 기지 접근을 돕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스페인에 대해서는 이란 공습 관련 임무에 자국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모든 무역을 끊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영국을 향해서도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운용 협의가 지연됐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번 발언은 협조국과 비협조국을 먼저 나눈 뒤 통상 카드를 꺼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는 독일에는 안보 협조를, 스페인에는 교역 차단 가능성을, 영국에는 동맹 신뢰 문제를 각각 거론했다. 통상 압박을 별도 현안이 아니라 안보 기여도에 따른 보상과 불이익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스페인을 향한 압박은 특히 강했다. 트럼프는 스페인이 나토 회원국 중 국방비 지출 목표 상향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국가라고 비판한 데 이어, 스페인과의 모든 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스페인 남부 로타·모론 기지에서 항공기 15대를 다른 곳으로 옮긴 점도 이런 갈등과 맞물려 언급됐다. 스페인 정부는 국제법과 미국·유럽연합(EU) 간 통상 합의를 언급하며 반발했다. 미국의 2025년 대스페인 무역수지는 48억달러 흑자였다.
이 발언은 최근 트럼프의 새 관세 구상과도 맞물린다. 미 연방대법원이 기존 관세에 제동을 걸자 트럼프는 무역법 122조를 꺼내 전 국가 대상 10% 임시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고, 최대 1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기존 무역합의 틀은 유지하더라도, 그 대가로 동맹국들에 안보 협조와 투자,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실제 집행은 발언만큼 단순하지 않다. 스페인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어서 미국이 스페인만 떼어 별도 통상 조치를 밀어붙이기 어렵다. 메르츠 총리도 트럼프에게 스페인은 EU의 일부여서 개별 배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스페인과 교역을 사실상 끊는 수준의 조치를 하려면 국가비상사태 선포 등 추가 법적 문턱도 넘어야 한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이란전을 계기로 유럽 동맹의 군사 협조, 국방비 부담, 대미 통상 관계를 별개 사안으로 보지 않기 시작했다. 안보에 더 협조한 국가는 우대하고, 거리를 둔 국가는 무역과 관세로 압박하는 구조다. 미국·유럽 관계를 다시 흔드는 변수는 관세율 자체보다 전쟁 협조도가 통상 조건으로 옮겨붙는 이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외교·통상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식 압박은 관세 숫자보다도 동맹국별 협조 수준을 거래 조건으로 바꾸는 데 초점이 있다”며 “유럽 입장에선 안보와 통상을 분리해 대응하기 더 어려워진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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