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美물가 0.8%p 상승"

  • 유로존 물가 1.1%p 상승…중국도 0.8%p 상승 가능

  • 전문가들, 이란 장기전 시도할 가능성…"전쟁 반발로 트럼프 압박"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말까지 미국 물가상승률이 약 0.8%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자사 산하 경제 분석 그룹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분석을 인용해 중동 지역 에너지 시설이 훼손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보다 약 8% 상승해 배럴당 108달러까지 치솟고, 이 수준이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시나리오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공급이 1% 감소할 때마다 국제 유가는 약 4%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이 약 0.8%포인트 추가 상승하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설 수 있으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지도록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불안정해질 경우 통화정책 방향이 오히려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존 역시 비슷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약 1.1%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 있으며,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높아질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를 연기하거나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원유 수입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원유 비중이 높은 중국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8달러 수준에서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약 0.8%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실제로 이란이 전선을 확대하며 장기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란이 미국의 전쟁 비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정권 생존을 도모하려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비용은 미군 사상자 증가, 에너지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확대 등을 의미한다. 이란은 이러한 부담을 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한 뒤 철수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은 자국이 감당할 비용과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에도 상관없이 고통을 최대한 확산하려 한다"며 "이를 통해 전쟁에 대한 충분한 반발을 일으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도록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있어서는 비록 피로 얻은 승리라 할지라도 생존 자체가 승리"라고 덧붙였다.

발리 나스르 미국 존스홉킨스대 중동학 교수도 "이 전쟁은 의지와 체력 싸움이 됐다"며 "질적으로 우월한 군대를 상대하는 이란은 전장을 확대하고 전쟁을 복잡하게 만들며 세계 경제에 대한 위험을 늘려 이들의 의지를 시험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보다 완화된 시나리오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공격이나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 없이 교전만 이어질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약 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미국 물가상승률은 약 0.3%포인트, 유로존은 약 0.5%포인트 각각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런 수준이라면 연준과 ECB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을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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