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최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 제23조를 근거로 석유 최고가격 지정 고시를 위한 실무 검토를 진행 중이다.
1970년 제정된 이 조항은 석유 가격이 급등락하거나 수급 차질이 우려될 때 정부가 판매가격 상·하한액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초과 수익은 국가가 전액 환수하는 등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
정부는 1997년까지 석유 정제업자, 수출입·판매업자 등에 적용되는 최고가격을 통제해 왔다. 하지만 석유제품 가격 완전자유화 조치가 시행된 1997년 이후에는 유가 안정을 위해 가격 상한을 설정한 적은 없었다. 대신 판매가격 공개 시스템인 오피넷 운영, 알뜰주유소 확대 등 시장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부당 폭리'를 질타하면서 최고가격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와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유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없는데도 가격이 폭등했다"며 "부당 폭리 등 반사회적 악행에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4.86원으로 전날보다 5.46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1917.34원으로 6.79원 상승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1945원으로 이미 1900원 선을 훌쩍 넘겼다.
최근 하루 수십 원씩 오르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국제 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며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8.51% 상승한 배럴당 81.01달러로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85.41달러로 4.93% 올랐다. 앞서 6일에는 주요 국제 유가가 종가 기준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담합과 불공정 거래를 집중 단속하는 한편 아랍에미리트(UAE) 원유 600만 배럴을 긴급 도입하는 등 수급 안정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최고가격제 발동 여부를 두고는 정부 내에서도 신중한 모습이다.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정유사와 주유소의 판매 기피로 이어져 품귀 현상을 초래할 수 있고 사업자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야 하면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분간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비축유 방출 등 시장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정책을 우선 검토한 뒤 최고가격제 발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고가격 지정을 포함해 모든 정책적 옵션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국제 유가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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