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돌파에 증시 또 폭락…중동 리스크에 하방 압력

  • 전 거래일 대비 5.96% 내린 5251.87로 장 마감

  • 장 초반 급락세 속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발동

  • 당분간 높은 변동성 이어질 듯…"키팩터는 유가"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국내 증시가 또다시 폭락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에 증시에서도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72%(319.50포인트) 하락한 5265.37에 출발해 5.96%(333.00포인트) 내린 5251.87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급락세 속에 오전 9시 6분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후 낙폭이 더욱 커지면서 오전 10시 31분께에는 모든 종목에 대해 매매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시장에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선 점이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26분(한국시간 기준) 전장 대비 14.85% 오른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에도 국내 증시는 중동 리스크 속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직후 거래일인 지난 3일 코스피는 7% 급락했고 4일에는 12% 폭락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5일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9.6% 급등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어 6일엔 중동 전쟁 확대 우려 속에 등락을 반복하다 0.02% 오른 5584.87에 장을 마쳤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 하락률은 10.6%에 달한다. 

중동 전쟁 여파로 '널뛰기 장세'를 보였던 지난주에 이어 국내 증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국내 증시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이란 전쟁 전개 양상과 국제 유가 흐름을 꼽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역시 지속되는 이란 사태의 불확실성과 유가 상승 우려로 국내 증시는 지난주와 같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시장의 키 팩터는 유가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도 "유가 상승 폭과 지속 기간이 3월 말 이후로 확대되는지 여부가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라고 봤다.

다만 일부 업종에는 반사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미국 에너지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미국 에너지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미국 에너지 익스포저(위험노출)가 높은 일본 상사와 마찬가지로 국내 상사도 수혜가 예상되면서 주가가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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