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위에 국보가 올라탔다. 1250여 년 전 장인의 손끝에서 피어난 성덕대왕신종이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전 세계인과 만난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 확산한 ‘힙트래디션(Hip Tradition)' 흐름이 K-팝을 타고 국제무대로 뻗어 나가고 있다. K-콘텐츠를 넘어 전통문화를 포함한 한국 문화 전반, 즉 K-컬처가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K-팝과 전통문화 간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뮷즈'가 대표 사례다. 힙트래디션의 중심에 선 뮷즈는 전통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신선하게 풀어내며 지난해 연 매출 4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뮷즈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K-팝과 만나면서 전통문화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인기에 힘입어 '까치 호랑이 배지'가 연간 약 9만개 판매되는 등 '오픈런'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협업 상품은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문화유산인 국보 성덕대왕신종 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성덕대왕신종 표면에 새겨진 공양자상과 구름 문양을 그래픽으로 개발해 헤어핀, 숄더백, 카드홀더, 레이어드 스커트 등에 새겼다. 오는 21일 경복궁을 무대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BTS 컴백 공연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만큼 이번 뮷즈 상품은 세계 곳곳 아미(ARMY)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초 힙트래디션의 물결은 K-팝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무국적성을 내세웠던 K-팝 아티스트들은 지난 5년여 동안 한복 등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Z세대 사이에서 전통문화를 향한 관심을 촉발했다.
실제 뮷즈의 대중화에는 BTS 리더 RM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RM이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본뜬 뮷즈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랜드 대중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BTS가 한복을 재해석한 의상을 입고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공연하거나, 블랙핑크가 뮤직비디오에서 저고리를 착용하는 등 K-팝 아티스트들의 전통문화 사랑이 세계 팬들 마음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는 것.
협업은 공간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블랙핑크는 최근 새 앨범 발매 시점에 맞춰 박물관 내 리스닝 존을 꾸려 관람객과 K-팝 팬들이 블랙핑크 앨범 수록곡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태국인 멤버 리사가 태국어 음성으로 박물관 유물을 소개하는 도슨트를 마련하는 등 해외 K-팝 팬들에게 한국 문화유산을 알렸다.
전문가들은 K-팝과 전통문화 간 시너지 효과를 긍정적으로 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은 K-콘텐츠 시대에서 K-컬처 시대로 넘어가는 단계”라며 “글로벌한 인지도가 있는 K-팝 아티스트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을 배경으로 이벤트 등을 하는 것은 K-컬처를 알리는 데 굉장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문화를 굿즈로 만드는 등 재해석하는 것이 '우리 문화는 힙하다'는 것을 알리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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