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에 근접했다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국가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여파가 이어지던 과거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국내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이번 중동 사태가 구조적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26.785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장에서 1499.2원까지 치솟았던 지난 9일(28.195bp)보다 1.41bp 낮은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가 발행한 채권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국가의 신용 위험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CDS 프리미엄은 2024년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지난해 4월에는 45bp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향 흐름을 보이다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가 불거진 지난 9일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지난해 정치 리스크 당시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CDS 프리미엄이 2025년 4월과 2024년 12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시장의 낙폭과 변동성이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공포 심리와 저가매수 심리가 결합된 군집행동에 따른 과잉 반응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역시 "CDS 프리미엄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은 고유가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이 있었지만 추세 지속 여부가 아직 불분명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아직은 한국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중동 사태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을 감안하면 외환위기와 같은 구조적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이 9000억 달러를 웃도는 등 한국의 대외 지급 능력이 견고하다는 점도 CDS 프리미엄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은행도 지난주 야간장에서 환율이 1500원을 터치한 직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과거와 달리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고 대외차입 가산금리와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CDS 프리미엄 안정이 모든 리스크 해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기 위축과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내수 경기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중동 사태가 완전히 진정된 것은 아니며 예상치 못하게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시중금리와 국채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자금시장 경색이나 한계기업 도산, 소비 위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금융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통화·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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