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축유 방출에 이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도입까지 추진하며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국내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정유사 공급가를 직접 관리해 가격 인하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부는 12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도입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현재 정유 4사의 평균 공급가격인 휘발유 1833원, 경유 1930원, 등유 1730원보다 낮은 수준에서 상한선을 정할 계획이다. 가격 조정 주기는 2주 단위로 운영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초부터 정책 효과가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주유소가 보유한 재고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주일 이상 재고를 보유하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2~3일 정도면 재고가 소진되는 만큼 소비자들이 체감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정부의 시장 안정 메시지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일부 하락 전환 흐름도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 상승률은 이달 초 3.2%까지 올랐다가 지난 11일 -0.1%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고가격제 도입 추진과 비축유 방출, 알뜰주유소 전수조사 등 전방위 대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는 전날 국제에너지기구(IEA) 공조에 따라 전략 비축유 2246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으며 이는 IEA 전체 방출 물량의 5.6% 규모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급 축소나 판매 기피 등 가격 통제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석유제품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도 함께 시행한다. 적용 대상은 휘발유·경유·등유다. 정유사의 판매 기피나 과도한 공급 제한, 반출량 축소가 금지되며 판매업자 역시 폭리 목적의 과대 구매·보유나 소비자 판매 기피 행위가 금지된다. 정부는 전국 주유소와 정유사 유통 상황을 점검해 매점매석이나 유통 차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국제 유가 향방이다. 이날 오전 기준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9일 11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종전 기대감에 87.8달러까지 급락한 뒤 사흘 만에 다시 장중 100달러를 넘어섰다.
양 실장은 “국제 유가 흐름과 중동 정세, 국내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를 운영할 것”이라며 “전쟁 이전 수준으로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식품·생활용품·서비스 등 23개 민생 물가 품목과 통신비·관리비 등 5개 핵심 서비스에 대한 집중 점검도 병행한다. 가공식품과 필수 생활용품·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점검하고 석유류와 아파트 관리비 등 구조적 요인까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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