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호주와 8년 만에 FTA 타결…트럼프발 통상 압박 속 협력 확대

  • 치즈·와인 등 관세 철폐…소·양고기는 쿼터 유지

  • 농산물 개방 확대하되 민감 품목은 쿼터·세이프가드 적용

  • 핵심 원자재 공급망 확대…전기차 75% 면세 합의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오른쪽가 24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오른쪽)가 24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호주와 8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최종 타결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압박 속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협력 강화 노력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FTA를 체결했다. 2018년 논의 개시 후 8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된 이번 협정은 대부분의 EU 상품과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한편, 일부 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쿼터를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협정으로 연간 약 10억 유로(약 1조7370억원) 규모의 관세 절감 효과가 발생하고, 향후 10년간 EU의 대호주 수출이 최대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EU와 호주는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FTA는 호주와 EU 각국의 의회 승인을 거치면 정식 발효된다.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회 위원장은 "EU와 호주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가깝다"며 "안보와 무역 협력을 통해 양측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역시 "호주와 EU의 관계를 앞으로 계속해서 강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농업 분야였다. 양측은 치즈, 와인, 일부 과일·채소, 초콜릿, 가공식품 등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소고기와 양고기 등 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각각 연간 3만600톤, 2만5000톤 규모의 수입 쿼터를 설정했다. 또 호주산 수입이 급증할 경우 EU가 시장을 보호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장치도 마련됐다.

이번 협정에는 알루미늄, 리튬, 망간 등 핵심 원자재 공급망 접근성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EU는 호주의 사치 자동차세 폐지에는 실패했고, 대신 EU산 전기차의 약 75%에 대해 면세 혜택을 받는 선에서 합의했다. EU는 이번 협정을 통해 유제품(최대 48%), 자동차(52%), 화학제품(20%) 등 주요 산업에서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무역 협정을 넘어 지정학적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 EU는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추진해 왔으며, 이날 호주와 안보·방위 협력도 함께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글로벌 무역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EU는 새로운 시장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무역협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EU는 지난해 멕시코, 스위스, 인도네시아와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남미 국가들과 맺은 메르코수르 협정도 올해 잠정 적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과의 협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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