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는 꼬박꼬박 하는데 왜 냄새가 날까요."
입냄새를 두고 한 번쯤은 해봤을 고민이다. 구취는 대개 직접 지적받기보다 상대의 미묘한 반응을 통해 눈치채게 된다. 입냄새는 환자와 주변인 모두에게 괴롭다. 대화 중 괜히 호흡을 의식하게 되고,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성격마저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
해외에서 진행한 흥미로운 조사가 있다. 구강건강재단 연구에 따르면 상대방과의 첫 만남에서 응답자의 35%가 입냄새를 가장 큰 불쾌감 요인으로 꼽았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11%)이나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한 것'(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다만 음식 종류에 따라 시간 차이는 있다. 일반적인 식사 후에는 30분 이내가 맞지만, 산성 음식을 섭취했다면 '30분 뒤'가 더 적절하다. 탄산음료, 맥주, 오렌지 주스 등을 마시면 치아 겉면이 일시적으로 부드러워진다. 이때 바로 칫솔질을 하면 표면이 마모될 수 있다. 물로 입을 헹궈 산도를 낮춘 뒤 양치하는 편이 안전하다.
양치할 때 치아만 닦고 끝내는 경우도 많지만, 설태 제거도 중요하다. 치아만 닦는 것은 '방 청소는 안 하고 가구만 닦는 것'과 비슷하다. 혀 표면에는 미세한 틈이 많아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머물기 쉬운 구조다. 설태가 많이 끼면 미각 세포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다.
홍성옥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설태 제거를 위해서는 혀클리너나 칫솔로 혀 뒷부분에서 앞쪽으로 3~4회 반복해 닦아내야 한다"며 "치면세균막은 칫솔, 치실, 치간칫솔로 꼼꼼히 제거해야 하며,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는 부분은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치를 성실히 해도 입안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은 구취의 또 다른 원인이 된다. 전날 분명 양치를 하고 잠들었는데도 아침이면 텁텁한 냄새가 나는 이유 역시 수면 중 침 분비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커피와 담배가 구취를 악화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두 가지 모두 입안을 바짝 마르게 만드는 주범이다. 입냄새는 건조한 환경에서 더 짙어진다. 그럼에도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면, 물 한 컵을 꼭 챙겨보자. 수분을 즉시 채워주면 침샘이 마르는 것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알코올 성분이 강한 가글을 자주 사용하는 것 역시 장기적으로는 구강을 더 건조하게 만들어 구취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홍성옥 교수는 "타액 감소는 치은염과 치주염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혀 표면에 세균막인 설태를 두껍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입냄새의 80% 이상은 구강 내 원인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구강 관리를 충분히 했음에도 냄새가 지속된다면 건강의 이상을 알리는 몸의 신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간경화나 급성간염 등으로 간 기능이 저하되면 독성 물질이 배출되지 못해 특유의 달걀 썩는 냄새가 날 수 있다. 단백질 분해 과정에서 생성된 암모니아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결과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시큼하거나 아세톤 비슷한 냄새가 나타나기도 한다. 인슐린 부족으로 생성되는 케톤체 때문이다.
홍성옥 교수는 "구취는 단순한 입 안의 문제가 아니라 위장 질환, 당뇨병에 의한 대사 이상, 간 기능 이상, 빈혈 등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며 "입냄새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증상에 따라 내과 등 관련 진료과와의 연계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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