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산업 경쟁력이 경제 규모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도한 규제가 금융 혁신과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25일 아주경제가 주최한 '2026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 주제 강연에서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인데 금융 경쟁력이 50위권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산업 가운데 금융 산업이 가장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또한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2024년 금융위원회가 금융 부문 인공지능(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소비자 권리 보호, 데이터 정확성, 내부 통제 등 원론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여전히 기존 규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금융 혁신을 위해서는 규제와 혁신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혁신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규제와 혁신 사이에서 전략적인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제로 인해 금융 산업이 뒤처지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한국 금융 시장에서 AI 활용이 더딘 이유로 데이터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하며, 중국 인터넷은행 마이뱅크 사례를 들었다. 그는 “(마이뱅크는) 대출 신청자의 직업과 생활환경, 전기요금 등 약 20만개의 데이터를 활용해 5분 이내에 대출 여부와 금리까지 결정한다”며 “미국이나 홍콩 금융회사들도 약 10만개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은행들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규모가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에 물어보니 데이터 사용이 1만개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며 “데이터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 분석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의 양과 질이 곧 금융권력이 된다”며 “앞으로 금융회사는 단순한 자금 중개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 금융 경쟁력의 원천은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AI 도입이 확대될 경우 금융 업무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오 회장은 “금융권 설문조사 결과 은행 업무의 약 39%까지 완전 자동화가 가능하고 보험이나 자본시장 부문에서도 약 32~37%까지 자동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지금은 인공지능 시대로 금융 5.0, 뱅킹 5.0이 논의되는 단계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