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한 달 넘기 이란 전쟁 명세서

사망자 3,000명 이상, 공격 대상 1만5,000곳.  하루 10억 달러의 비용.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력 손실. 5만 명의 애매한 병력. 800만 명의 반대 여론. 한 달을 넘긴 이란 전쟁의 명세서다.

전쟁은 확대됐지만 결정적 우위는 없고, 비용과 소모만 누적되고 있다. 

이미 전쟁의 평가는 ‘보유 전력’이 아니라 소모 속도로 넘어갔다. 개전 3주 만에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고 항공기 16대가 손실됐으며, 정밀유도무기와 요격체계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전쟁 수행 능력은 총량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서 결정되는데, 지금의 흐름은 그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3 센트리의 파괴는 그 전환점을 상징한다. 전장의 ‘눈’이자 공중 지휘소가 무력화됐다는 것은 후방 안전지대가 사라졌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정보 우위에 기반한 작전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전쟁은 이미 일방적 우위가 아닌 상호 소모전, 즉 버티는 능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 한계의 노출이다. 현재 5만 명 병력으로는 군사 행동이 어렵고, 지상전에 들어가는 순간 병력·비용·시간이 동시에 확대된다. 이는 전쟁을 끝내는 선택이 아니라 빠져나오기 어려운 구조로의 진입이다. 

미국내 800만 명 규모의 반전 시위는 이 전쟁의 본질을 드러낸다. 전쟁을 지탱해야 할 사회적 합의가 이미 약화됐다는 점이다.

결국 이 전쟁은 군사적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한계의 문제다.비용은 누적되고, 전력은 마모되며, 지지는 이탈하고 있다. 
이 조건에서 선택지는 사실상 사라진다. 확대하면 감당할 수 없고, 유지하면 버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간 대화를 주선하겠다고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이집트까지 참여한 논의는 전선 밖에서 이미 다른 결론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시간 끌기가 아니라 결단이다. 

미국과 이란은 이 현실을 직시하고, 종전을 전제로 한 협상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교부에서 29일현지시간 열린 4개국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가운데 오른쪽이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오른쪽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가운데 왼쪽 바드르 압델아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중동 전쟁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 간 중재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교부에서 29일(현지시간) 열린 4개국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가운데 오른쪽)이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오른쪽),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가운데 왼쪽), 바드르 압델아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중동 전쟁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 간 중재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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