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경] 가속도 붙은 지출 증가율…중장기 재정 여력 시험대

  • 올해 총지출 증가율 11.8%로 껑충…국채 상환에도 나라빚 1400조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2026년도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뒤 브리핑룸에서 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2026년도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뒤 브리핑룸에서 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올해 총지출 증가율이 11.8%까지 확대되면서 재정 지출 확대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모습이다. 국채 발행 없이 재원을 마련하며 단기적인 건전성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대외 리스크 확대와 구조적 지출 증가 요인이 맞물리면서 중장기 재정 여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31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이번 추경이 반영된 올해 총지출은 75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지출 증가율은 11.8%로 본예산 기준 증가율(8.1%)보다 크게 확대되며 10%선을 넘어섰다.

정부는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 재원 가운데 약 25조원을 초과세수로 충당하고, 기금 여유재원을 활용해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재원을 마련했다. 여기에 1조원 규모의 국채를 상환하는 방안까지 포함하면서 단기적인 재정 부담 확대를 최소화했다.

이에 따라 재정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본예산 기준 52조7000억원에서 52조5000억원으로 줄었고, 관리재정수지도 같은 폭으로 개선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역시 3.9%에서 3.8%로 낮아졌다.

국가채무는 국채 상환 영향으로 본예산 대비 1조원 감소한 141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50.6%로 1.0%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재정의 기초 체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국가채무는 지난해 본예산 기준 1273조3000억원에서 두 차례 추경을 거치며 1301조9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1400조원을 넘어섰다. 재정지표가 단기적으로 개선됐더라도 채무 증가 흐름 자체는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추경으로 총지출 증가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내년 재정 운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지출 증가율 목표치(5%)를 적용할 경우 총지출 규모는 80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른바 ‘800조 예산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정의 상방 압력 역시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연금·의료비 지출 증가, 저성장에 따른 세수 둔화, 여기에 이번 중동 사태와 같은 대외 리스크 대응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지출 확대 요인이 동시에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발표한 ‘2026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통해 모든 조세특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불요불급한 감면은 폐지하거나 효과성이 낮은 제도는 재설계 또는 재정지출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한 국세감면 총량 관리를 위해 감면 확대 시 기존 감면 축소나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장치도 도입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이번 추경이 성격상 ‘경기 방어’에 가까운 긴급 대응이라는 점에서 추가 재정 투입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특히 초과세수 대부분을 이번 추경에 활용하면서 향후 경기 하강이나 외부 충격 확대 시 대응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창환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은 “코로나 당시 추경과 비교하면 당시 지출 증가율이 훨씬 높았다”며 “이번 추경을 무리한 확장 재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차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2차 추경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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