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외치다 되려 '다자 대결 ' 갈라진 경남교육감 선거판

  • 12년 박종훈 체제 이후 첫 무주공산 선거

  • 보수 3·진보 2·중도 1..'깜깜이' 속 피로감 느낀 도민들 "교육은 어디 갔나"

  • 보수 '표 분산' 우려 속 막판 통합 주목

사진경남도교육청
[사진=경남도교육청]

6·3 지방선거 경남교육감 선거가 예측 불가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12년 ‘박종훈 체제’가 막을 내리는 이번 선거는 일찌감치 보수와 진보 양측의 치열한 수권 다툼이 예고됐다. 하지만 투표일을 두 달여 앞둔 현재, 경남교육계는 정책 대결은커녕 ‘단일화’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양새다. 후보 간 물리적 결합에만 매몰된 사이, 정작 교육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현재 경남교육감 선거 대진표는 6명 내외의 다자 구도로 압축됐다. 한때 20명에 육박하던 후보군은 단일화 과정을 거치며 보수 3명, 진보 2명, 중도 1명으로 정리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단일화 과정 그 자체다. 보수·중도 진영은 하나의 깃발 아래 뭉치지 못하고 세 갈래로 쪼개졌다. '경남교육감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연대'는 지난 1월 30일 권순기 전 경상국립대 총장을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이에 앞서 절차상 이의를 제기하며 연대를 이탈한 김상권 전 경남도교육청 교육국장은 6일 '범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범단추)' 주관 여론조사에서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여기에 '경남좋은교육감후보추대시민회의'에서는 김승오 전 청와대 교육행정관이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 결과적으로 보수 진영은 권순기·김상권·김승오 세 후보가 각자의 기구를 등에 업고 본선에 나서는 구도가 됐다. 보수 성향 예비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단일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각자도생식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어, 보수·중도 단일화 향배는 오리무중이다.

진보 진영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좋은교육감만들기 경남시민연대’를 통해 송영기 예비후보가 단일 후보로 확정됐으나, 김준식 예비후보가 “단일화는 없다”며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중도를 표방하는 오인태 예비후보까지 가세하며 전선은 더욱 복잡해졌다.

후보들 간의 이합집산이 반복되자 도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창원에 거주하는 학부모 이모(45)씨는 “단일화 기구가 왜 이렇게 많은지, 누가 보수고 누가 진보인지조차 헷갈린다”며 “아이들의 교육 미래를 논하는 기사는 없고 온통 단일화 실패와 갈등 뉴스뿐”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일화 피로감’이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계의 한 원로는 “정치권보다 더한 세 대결과 반목이 교육 현장의 갈등으로 전이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누가 당선되더라도 선거 후유증으로 인해 경남교육의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번 선거의 향배는 투표 직전 ‘최종 단일화’가 성사되느냐에 달렸다. 보수 진영은 현재 3갈래로 나뉜 후보들이 극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진보 진영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김상권·권순기 후보 간의 자존심 대결을 넘어선 ‘대승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보 진영 또한 송영기·김준식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승패의 핵심이다. 박종훈 교육감의 지지 기반을 누가 온전히 흡수하느냐가 과제다. 중도 진영으로 나선 오인태 후보는 양극단의 진영 싸움에 신물이 난 부동층을 얼마나 공략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남교육감 선거는 ‘누가 더 교육 전문가다운 정책을 내놓느냐’보다 ‘누가 끝까지 단일화라는 정치적 수싸움에서 살아남느냐’의 싸움이 되어버렸다. 교육의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교육감 선거가 정치판의 축소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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