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 국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유럽 내 미군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전쟁에 더 협조적이었다고 평가받는 폴란드,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그리스 등 국가에 병력을 재배치하고, 스페인·독일 내 일부 기지를 줄이거나 폐쇄하는 방안도 초기 단계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주둔 미군은 약 8만4000명 규모다.
이번 검토는 통상적인 순환 배치와는 성격이 다르다. 병력 효율화보다 미국 요구에 협조한 동맹과 그렇지 않은 동맹을 다시 구분하는 의미가 더 크다. WSJ은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가 미국의 군사 작전에 제약을 두면서 미·유럽 균열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나토 완전 탈퇴는 의회 승인 없이 어렵지만, 병력 재배치와 기지 축소만으로도 동맹 압박 수단은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압박이 유럽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뿐 아니라 한국, 일본, 호주도 이란전 지원에 소극적이었다고 함께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이미 공개 압박을 한 차례 받았다. A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충분히 기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불만을 드러냈고, 주한미군 규모도 실제보다 부풀려 언급했다. 이에 한국 측은 주한미군 규모가 약 2만8000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 재가동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무력 개입 방식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럽 재배치 검토가 국내에 민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정 전선에서의 협조 여부를 다른 지역의 주둔과 방위 공약, 비용 분담 문제와 연결하기 시작하면 압박 범위는 유럽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독일·스페인 기지 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인도태평양에서도 주한미군, 주일미군, 방위비, 통상 문제가 함께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외신은 이런 흐름을 단순한 일시 충돌로 보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사안을 두고 전문가들이 대서양 동맹이 ‘위험한 지점’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나토의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도 일부 유럽 동맹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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