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교황 충돌에 갈라진 美 가톨릭…"여전히 지지" vs "이젠 못 참아"

교황 레오 14세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
교황 레오 14세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 레오 14세의 공개 충돌이 미국 가톨릭 사회 내부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대이란 강경 발언에 이어 자신을 그리스도처럼 묘사한 인공지능(AI) 이미지까지 논란이 되면서, 미국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갈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갈등은 교회 안팎은 물론 피츠버그, 보스턴, 마이애미 등 미국 주요 가톨릭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세 차례 지지했던 일부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도 이번에는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공화당 성향 가톨릭 신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에 이란을 향해 거친 표현을 쓴 데 이어 교황 레오를 공격한 데 반감을 드러냈다. 이어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AI 이미지를 올린 것을 계기로 더는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지지하는 신자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는 교황이 정치 문제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봤고, AI 이미지는 풍자에 불과하다고 옹호했다. 보스턴의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는 “교황은 교회에 머물고 대통령은 나라를 운영하면 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낙태 이슈는 여전히 트럼프 지지의 핵심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거부감을 느끼는 가톨릭 신자들도 낙태 반대와 보수 성향 대법관 임명 등을 이유로 공화당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최근 논란이 곧바로 지지 이탈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교황 레오 14세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도, 복음의 메시지를 크게 전하는 일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전쟁과 평화, 인간 존엄 문제에 대해 교황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신의 책무라는 입장이다.
 
미국 가톨릭 지도부도 교황의 역할을 두둔했다. 마이애미 대교구의 토머스 웬스키 대주교는 “교황과 세속 권력의 충돌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황은 누구를 만족시키기보다 신앙적 원칙에 따라 말해야 한다”면서도 “솔직한 대화가 이어진다면 현재의 대립도 진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