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인도JSW Steel과 손잡고 인도에 대규모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한 결정은 방향만 놓고 보면 옳다. 보호무역이 강해지고 공급망이 지역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현지 생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를 겨냥한 이번 투자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투자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부담이다. 부담을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자본 배분 문제다. 국내 철강 산업은 지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생산은 줄고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저가 수입철강으로 일부 설비는 멈추고 있다. 동시에 수소환원제철 같은 미래 기술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수조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에 대한 답은 분명해야 한다. 이번 투자는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버티기 위해 선택한 길이다. 국내 시장은 성장 여지가 크지 않고 수익성도 제한적이다. 반면 인도는 성장 속도와 수익 가능성이 동시에 높은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해외에서는 기회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합작 방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포스코와 JSW가 지분을 절반씩 나누는 방식은 장점과 위험을 함께 안고 있다. 현지 1위 기업과 협력하면 정책 변화나 시장 진입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반면 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과거 해외 진출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이런 문제였다.
따라서 핵심은 지분 비율이 아니라 운영 방식이다. 중요한 결정을 누가 어떻게 내리는지, 투자와 기술에 대한 권한을 어떻게 나누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장치를 얼마나 갖추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보호무역 대응 논리도 보다 현실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인도에서 생산하는 것은 인도 시장 공략에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것이 곧 세계 모든 시장에서 통하는 해법은 아니다. 인도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할 경우 여전히 각국의 규제를 피하기 어렵다. 결국 지역별로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 포스코가 미국 투자까지 병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친환경 생산 역시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번 사업은 저탄소 생산을 목표로 하지만 수소환원제철 같은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다. 당장 대규모 공장에 적용하기에는 비용과 기술 모두 부담이 크다. 따라서 현실적인 방법은 단계적으로 탄소를 줄이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공정 효율을 높이면서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당위만으로는 산업이 움직이지 않는다.
포스코의 선택은 이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인도 투자와 미국 투자, 그리고 국내 고부가가치 전략은 서로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이어진 흐름이다. 문제는 이 전략이 얼마나 치밀하게 실행되느냐다.
한국 산업 전체에도 같은 질문이 던져진다. 세계 시장은 점점 닫히고 있다. 대응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속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위험을 함께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은 분명하다. 이번 투자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만 불가피한 선택일수록 더 정교해야 한다. 방향은 맞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의 완성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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