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보이는 한국 증시"…삼전닉스에 외국인 자금 70% 쏠리고, ETF도 반도체 천하

  • 5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나오면 쏠림 더 심화될 듯

반도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6400 고지도 가뿐히 넘어섰다. 중동 전쟁 종전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상승랠리가 뚜렷하지만 경계심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지수는 초호황이지만 개별 종목을 보면 편차가 심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시가총액 1·2위 반도체주로 쏠림이 심화되는 추세다.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 중 4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렸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까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다음 달 말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면 '반도체로 자금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코스피 시총 증가분 55%가 반도체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1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각각 1280조3350억원, 872조348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45%, 16.66%로 합산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코스피 전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은 각각 20.41%, 13.63%였는데 불과 넉 달여 만에 각각 4.04%포인트, 3.03%포인트 상승했다. 

증시 기여도도 반도체 일색이다. 지난해 12월 30일과 이달 21일 코스피 시가총액은 1758조원 늘었는데 이 기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증가분만 967조원이었다. 코스피 시총 증가분 55% 이상이 두 기업 호조세 덕분인 셈이다. 
 
4월 외국인 순매수 70%는 삼전닉스
수급 역시 반도체로 쏠렸다.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기관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5조68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1조7840억원)와 SK하이닉스(5550억원)가 41%를 차지했다. 외국인의 반도체 선호는 더 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4조9990억원 중 70%에 육박하는 자금이 삼성전자(2조1650억원)와 SK하이닉스(1조3190억원)에 몰렸다.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격차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3477조8400억원에서 5236조2070억원으로 50% 증가했지만 코스닥은 505조9260억원에서 653조304억원으로 29% 성장하는 데 그쳤다. 21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에코프로의 시총 규모(22조2270억원)는 코스피 40위(SK이노베이션·22조5690억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ETF도 반도체 편입 상품 '인기'
이 같은 반도체 쏠림은 ETF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핵심 자산으로 편입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반도체 ETF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상장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는 이달 20일 기준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채권혼합형 ETF 가운데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다. 삼성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도 구조가 유사한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가세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커버드콜 전략을 결합한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 ETF’를 선보였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3개 종목에 약 75%를 투자하는 'ACE AI반도체TOP3+ ETF'를 운용 중이다.
 
5월 삼전닉스 레버리지ETF 출시..쏠림 가속화
반도체로 자금 쏠림은 향후 더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다음 달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단기 수급 집중 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지수 변동에 따른 자금 유입·유출이 확대되는 만큼 기존 대형주 중심 흐름을 한층 증폭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단순한 수급 쏠림이 아니라 실적 전망 개선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종 이익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변화도 반도체 업황을 낙관하게 하는 근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AI 에이전트 도입률은 2025년 5%에서 2026년 말 4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메모리가 AI 시스템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반도체 중심의 자금 흐름은 쉽게 꺾이기 어렵다”며 “ETF 시장 확대로 대형주 쏠림이 구조적으로 강화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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