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사망' 아리셀 박순관 대표, 항소심서 대폭 감형…징역 15년→4년

  • 재판부 "중처법·파견법상 책임 면탈 목적 근거 불충분"

2024년 6월 발생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대책위·유족 대표들이 지난달 23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안전공업 주식회사 화재 참사 현장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년 6월 발생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대책위·유족 대표들이 지난달 23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안전공업 주식회사 화재 참사 현장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재 사고 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박순관 대표가 항소심에서 1심 징역 15년보다 대폭 감형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신현일 고법판사)는 22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재해치사) 위반, 파견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화재로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상해를 입어 그 결과가 매우 중하다"면서도 "다만 박순관이 아들에게 아리셀 업무 중 상당 부분을 맡긴 이유에는 경영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중처법이나 파견법상 책임을 면탈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 책임자가 맞고, 1심에서 인정된 여러 건의 안전주의 의무 위반을 동일하게 판단하면서도 검찰의 주위적 공소사실 중 비상구 설치 의무에 대해서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안전보건규칙 17조는 위험물질 취급 작업장과 그 건축물 자체에 비상구를 설치할 것을 규정할 뿐 층별로 비상구를 설치하라고 규정하지 않는다"며 "이 사건 공장 3동 2층에 비상구 설치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는 징역 15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유족들은 이날 선고 후 "이게 도대체 무슨 법이냐", "유족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4년 판결을 못 내린다"고 항의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도 "이 정도 규모의 사건에서 징역 4년이 나오면 과연 중처법이 앞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유족에게 큰 상처를 준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2024년 6월 24일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사망하는 등의 사고와 관련해 유해·위험 요인 점검을 이행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갖추지 않는 등 안전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총괄본부장은 전지 보관·관리와 화재 발생 대비 안전 관리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대형 인명 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지난해 9월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기소된 사건에서 내려진 최고 형량이다. 박 총괄본부장에게는 징역 15년과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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