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시장 내 과도한 변호사 수 확대는 수임 경쟁 심화로 인한 법률 서비스 품질의 저하와 직업 윤리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한국품질경영학회로부터 제출받은 'AI 대의 한국형 법조 인력 수급 모델 연구'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23일 변호사 공급 확대가 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학회는 보고서에서 "전문가 서비스의 품질이 공급자가 해당 업무에 투입하는 절대적 시간과 직업 윤리에 기반하나, 과도한 경쟁은 이 두 요소를 모두 훼손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법조인이 전문성을 유지하고 윤리의식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업무 환경이 전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등록 변호사 수는 2012년 1만4534명에서 올해 3만8235명으로 급증했지만, 이 기간 1심 본안 사건 접수 건수는 105만건에서 74만건으로 약 30% 줄었다. 또 변호사 선임률은 약 20%, 형사 소송의 사선 변호사 선임률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월평균 사건 수임 1건에 중위 소득이 3000만원인 현 상황으로 인해 변호사들의 지속적인 서비스 품질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수임 경쟁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가운데 변호사들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개별 사건에 투입하는 절대적인 시간을 줄여 법률 서비스 내실 저하와 법정 변론 품질의 하향 평준화가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5년간 징계 사유 중 광고 규정 위반(303건), 품위 유지 위반(192건), 성실 의무 위반(89건)이 전체의 대다수를 차지해 법률 서비스 품질 향상이 시급하고, 이는 시장 과포화가 전문가 집단의 자정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 지표로 진단했다.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변호사 배출 규모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신규 등록 변호사 수는 일본이 867명이었지만, 인구가 절반도 안 되는 한국은 1772명으로 매년 인구 대비 4배 이상 많았다.
김정욱 변협 협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협회가 체감하는 청년 변호사들의 생존권 위기 및 윤리의식 약화 우려와 궤를 같이한다"며 "변호사 숫자가 포화를 넘어서는 순간 서비스 품질은 하향 평준화되고, 광고 경쟁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결국 최소한의 생존권을 위협받는 청년 변호사들이 불법과 탈법의 유혹에 노출되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채용 공고가 줄어들고, 변호사 징계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실은 공급 과잉의 부정적 신호"라며 "인구가 한국의 2.5배인 일본에 비해 매년 2배 이상 변호사를 배출해 인구 대비 배출 밀도가 5배에 달하고, 유사 직역 규모까지 고려하면 한국의 법조 관련 인력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법조 인력 포화 상태"라고 덧붙였다.
변협은 이번 학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단순한 공급 확대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실증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변호사 인력 수급 정책의 전면적 재검토를 촉구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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