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규모 초과 세수 발생이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국채 상환, 추가경정예산 편성, 기금 적립 등 방안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초과 세수 성격을 고려해 활용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정건전성 회복과 경기 대응이라는 상충된 목표 사이에서 정책 선택의 무게가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세수 증가가 구조적 요인인지, 일시적 사이클에 따른 것인지에 따라 재정 운용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초과 세수로 빚부터 줄여야” 재정건전성 우선론
우선 초과 세수로 국채를 조기 상환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코로나 대응 등으로 국가채무가 늘어난 상황에서 세수가 여유로울 때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중장기 재정 여력을 확보해 향후 경제 위기 재발 시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부의 재정 여력을 비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초과 세수를 활용한 지출 확대가 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과소추계에 따른 초과 세수가 당해 연도 또는 다음 연도의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경기 상승 국면에서 재정의 경기 대응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정처 관계자는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세수 과소 전망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경이 편성되면 경기 불안정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재정 투입으로 경기 살려야” 적극 재정론
반면 재정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경기를 진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재정을 투입해 소비와 투자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물가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취약계층과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현금성 지원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또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민간 투자까지 유도해야 한다는 논리도 힘을 얻고 있다. 장기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산업과 성장동력에 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재정은 단기적인 경기 하방을 방어하는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즉각적인 지출 확대나 부채 상환 대신 기금 적립을 통해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부채 상환과 추경 편성 사이의 절충안 성격이다. 기금으로 적립하면 향후 경기 급변이나 구조개혁 추진 과정에서 대규모 재원이 필요할 때 완충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기금 적립은 국채 조기 상환처럼 부채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크지 않고 추경 편성처럼 단기 경기 부양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정치적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세 가지 방안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는 아직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최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초과 세수 활용 방안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박홍근 장관은 “초과 세수나 잉여금이 발생하면 국가재정법 등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라 합당한 방식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과 세수 성격을 우선적으로 판단한 뒤 활용 방안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유찬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초과 세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구조적인 것인지,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일시적 증가 성격이 강한 만큼 반도체 외 분야로 경기 확산을 유도하는 재정 지출과 함께 당초 발행 예정이던 국채 규모를 줄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