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양'영'화] "평범한 이웃의 숨겨진 얼굴"…서스펜스 스릴러 '사라진사람'

  • 430억 박스오피스…노동절 연휴 흥행 1위

  • 아파트 단지내 잇단 미스테리 범죄 발생

  • 히치콕식 서스펜스로 몰입감 극대화

  • 저예산 스릴러 영화의 반전 흥행 신화

영화 사라진 사람
영화 '사라진 사람'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가 올해 노동절 연휴 중국 극장가를 강타했다. 그중에서도 박스오피스 2억 위안(약 43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 1위에 오른 작품은 '사라진 사람(원제:消失的人)'이다. 도심의 낡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간 동시 다발적으로 실종·살인·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며 여성 1인 가구 안전, 아동 양육, 도박 중독 등 현대 사회의 어두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현대인의 침묵과 무관심이 어떤 비극을 낳는지를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는 네 개의 에피소드가 동시에 전개되며 시작된다. 탕위(정카이 분) 부부의 아들이 아침 등굣길 아파트 계단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같은 동에 홀로 사는 린위퉁(류하오춘 분)은 한밤중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도박 중독으로 빚에 시달리던 옌우(추쩌 분)는 과음 끝에 뇌경색으로 숨진 아버지의 시신을 어항 속에 숨기고, 겉보기엔 평온한 건축 시공사 쉬즈제 가족에게도 서서히 균열이 드러난다.

처음에는 서로 무관해 보이던 네 가구의 사건들이 미묘한 복선을 통해 점차 하나로 얽혀 들어간다. 특히 영화는 누가 아동 유괴범이고 성폭행범인지 끝까지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관객은 등장인물 모두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고, 빽빽하게 밀집된 아파트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누구도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영화는 중국 범죄 추리 소설가 베이커방(貝客邦)의 2022년작 소설 '말미잘(원제:海葵)'을 원작으로 한다. 육식성 수중 생물인 말미잘은 겉으로는 꽃처럼 온순해 보이지만, 내부에는 독침을 품고 있다. 평범하고 친절해 보이는 인물들이 저마다 어두운 내면과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인간의 복잡한 이중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청웨이하오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날 집을 나서면서 아파트 같은 층 집마다 닫힌 문들을 바라보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우리가 매일 드나드는 익숙한 공간의 문 너머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지는 중국 충칭이다. 산악 지형과 복잡한 계단식 구조 때문에 '6차원 도시', '산성(山城)'으로 불리는 충칭은 특유의 음습하고 미로 같은 분위기로 서스펜스 영화의 단골 배경으로 꼽힌다. 영화 속 인물들이 구사하는 충칭 사투리와 현지 억양이 섞인 표준 중국어가 현장감도 높였다. 여기에 그림자 구도와 증폭된 숨소리, 문틀에 남은 핏자국 등 세밀한 장치를 반전의 단서로 활용하는 이른바 '히치콕식 서스펜스' 연출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작비는 3000만 위안 수준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최종 박스오피스 수익은 5억 위안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시나재경망은 "'사라진 사람'이 제작비 1억 위안 이상의 블록버스터들을 제치고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며 "저예산 영화 역시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콘텐츠만 갖추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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