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직관부터 댕댕이 신분증까지"…여행업계, '독점적 경험'에 사활

뉴욕 양키 스타디움 사진모두투어
뉴욕 양키 스타디움 [사진=모두투어]

국내 여행업계가 항공과 숙박을 묶어 대량 판매하던 과거의 전통적 패키지 방식에서 탈피했다. 독자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해 고객을 묶어두는 한편, 반려동물 동반족이나 스포츠 애호가 등 미세하게 쪼개진 소비자 취향을 저격하는 '초개인화 테마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모객에 주력하고 있다. 

◆ 모바일 생태계와 AI 기술로 다지는 독점적 고객 기반

플랫폼 기업들은 자체 IT 기술을 앞세워 독점적 고객 확보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교원그룹의 펫 프렌들리 호텔 '키녹'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QR 코드 기반의 반려동물 신분증 등록과 관리 기능을 통합 구축했다. 단순한 예약을 넘어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놀유니버스는 모텔 카테고리에 대화형 AI인 '노리'를 적용한 '숙소채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단순 반복 문의는 AI가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심화 질문 시에만 제휴점주를 연결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파트너사의 운영 피로도를 덜어내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마라톤 뛰고 메이저리그 직관"…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2040 덕후'

대형 여행사들은 특정 분야에 깊이 몰입하는 이른바 '덕질 소비자'를 선점하기 위해 콘텐츠형 테마 상품 라인업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메이저리그 전문 해설위원이 전 일정 동행하며 경기 프리뷰와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미국 동부 야구 직관 상품을 선보였다. 1인당 8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취향 소비에 과감한 야구팬들의 조기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 소셜 러닝 플랫폼 '러너블'과 손잡고 12월 일본 후지산 마라톤 대회 참가와 현지 여행을 결합한 올인원 '런트립'을 기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모두투어의 올해 1분기 테마여행 상품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65% 급증했으며, 이용자 중 2040세대의 비중이 87%를 차지해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핵심 창구로 자리 잡았다.

◆ 세분화된 안목 맞춤… 계절 한정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전통적인 근거리 시장 역시 공급자 중심의 단순 동선에서 탈피해 철저한 다변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모두투어의 4월 중국 여행 송출 인원은 1만955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세를 기록했다.

여름 성수기 예약 수요는 105% 이상 폭증한 상태다. 이에 맞춰 기존 중장년층 중심의 백두산·장가계 등 풍경구 상품 외에도, 2040세대를 겨냥한 상하이·칭다오 등 도심형 미식 상품과 내몽고 사막 체험 등 연령별·취향별로 라인업을 세밀하게 쪼갰다.

일본 북해도의 경우 한여름 성수기 숙소 확보가 어려운 비에이 지역 체류를 보장하는 상품을 기획해 여유로운 일정과 현지 미식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여행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가운데가 지난 13일 하나투어 본사에서 열린 여행공모전 시상식 후 참가자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투어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가운데)가 지난 13일 하나투어 본사에서 열린 여행공모전 시상식 후 참가자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투어]

◆ 트렌드 사전 검증 통한 '타깃 특화' 독점 상품 발굴 총력

시장성을 사전에 꼼꼼히 검증해 독점 상품을 발굴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하나투어가 최근 개최한 여행공모전은 실제 판매 가능성을 따지는 '상품성 평가'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 시장성을 검증했다. 이를 통해 유명 연예인의 가치관을 반영한 '스위스 ESG 기차여행', 부자 관계의 맞춤형 동선을 설계한 '오사카 대디앤미', 40대 이상 싱글 고객을 위해 전 일정 1인 1실과 웰니스를 결합한 '소규모 살롱여행' 등을 최종 선정했다. 해당 기획안들은 상품 정비 과정을 거쳐 오는 6월 1일 시장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소비자가 여행을 선택하는 기준은 단순히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무엇을 깊이 있게 경험하느냐'로 이동했다"라며 "고객의 미세한 라이프스타일을 완성도 높은 일정으로 구현해 내는 기획력이 향상된 여행사의 시장 생존 여부를 결정 지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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