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發 뉴노멀] 성과급, 평균임금에 포함되면 퇴직금 6배 증가...재계 '우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 성과의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고정하고, 반도체(DS) 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향후 10년간 유지하는 성과급 제도 개선안에 합의했다. 사측은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등 성과급 지급 조건을 명시해 통상임금 리스크는 상쇄했지만 향후 퇴직금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는 포함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임직원 1인당 약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금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면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퇴직금 지급 규모가 최대 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특별경영성과급은 통상임금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성과급이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되려면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갖춰야 한다고 봤다. 이번 합의안은 세 가지 조건과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합의안에 담긴 '2026∼2028년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2029∼2035년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등 특정 조건, 명시화되지 않은 최소 지급금 규모, 전체 재원이 '사업성과의 10.5%'로 매년 달라진다는 점은 '근로의 가치'로 볼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을 비롯한 최근 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요지다.

특별경영성과급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향후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은 재계의 우려다.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의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산정되는데,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면 기업이 부담할 퇴직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은 성과급이라도 근로자별 기준급을 바탕으로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돼 '고정성'이 있다면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약속한 별도의 성과급도 사전에 지급 기준이 정해진 임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얼마든지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이 노사 간 단체협약에 명시돼 10년간 운영하기로 명문화된다면 법원이 '지급 의무가 관행을 넘어 제도적으로 확정됐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며 "이 경우 퇴직자들의 평균임금 청구 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가 삼성전자 노사 합의안에 따라 산정된 성과급을 평균임금으로 가정해 퇴직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임직원 1인당 퇴직금 지급 규모는 현행보다 평균 6배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1년 근속을 가정해 산출한 1인당 퇴직금 규모는 현재 820만원이지만 특별경영성과급을 반영하면 5670만원으로 592% 증가한다.

이를 근속연수로 환산해 단순 산출하면 대리·과장급에 해당하는 근속 5년차 임직원 퇴직금은 현행 4100만원에서 성과급 반영시 2억8350만원, 근속 10년차(차·부장급) 퇴직금은 8200만원에서 5억6700만원, 근속 20년 (시니어 부장 및 임원)은 1억6400만원에서 11억34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삼삼성전자 DS부문 임직원은 7만8000명으로, 이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12년이다. 이를 반영하면 삼성전자가 임직원 1인당 추가 부담할 퇴직금 재원은 5억8200만원이다. 퇴직금급여충당부채가 기존 약 8조원에서 45조원으로 463% 늘어난다는 의미다. 물론 법원의 판단, 전 직원 퇴사를 가정한 상황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얼마든지 법률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향후 쟁점은 성과급 조건인 특별경영성과가 노동의 결과와 얼마나 연결성이 있는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제안한 'DS 부문 영업이익 매년 200조 달성' 등의 특정 조건은 노동의 결과가 아닌 AI 반도체 빅사이클, 메모리 가격 폭등 등 대외 환경의 변화가 따라줘야 달성 가능한 목표"라며 "이럴 경우에 지급되는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성이 희석되기 때문에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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