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기업 확대 위해 '동일성' 요건 완화…해외 사업장 구조조정 면제 확대

  • 산업부, '국내복귀 재정립 및 촉진방안' 발표

산업통상부사진아주경제DB
산업통상부[사진=아주경제DB]
정부가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유턴기업'의 인정 요청을 대폭 개선한다. 동일성 요건을 완화하고 해외 사업장 구조조정 요건에 대한 면제 범위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조금 지원체계도 국내 투자 확대에 더 직접적을 연동되도록 개편한다.

산업통상부는 2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내복귀 재정립 및 촉진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그동안 유턴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의 해외 사업장을 청산하거나 양도한 후 해외 생산량을 일정 수준 이상 줄인 뒤 국내에 신·증설 투자를 해야 했다. 다만 기존 유턴기업 정책이 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해외 생산기지를 완전히 줄이거나 정리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글로벌 생산망을 유지하면서 국내 투자를 병행하려는 기업은 제도권 밖에 놓여 있었다. 첨단산업일수록 해외 거점은 현지 시장 대응과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 필요성이 큰 만큼 단순히 해외 공장을 줄였는지를 기준으로 국내복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23년 발표한 '리쇼어링 기업의 특징과 투자의 결정요인' 보고서에서 리쇼어링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KDI는 국내 리쇼어링 기업이 다국적 기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노동집약적이며 생산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의 국내 투자에 따른 고용 효과가 비슷한 규모의 순수 국내기업보다 낮았음에도 정부 지원은 오히려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유턴 인정범위 재설계 △유턴보조금 지원체계 개편 △평가・관리 강화 및 이행요건 합리화 △전략적 유치 및 투자이행 밀착지원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협소한 유턴 개념을 확대한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형식적 요건보다는 첨단전략분야의 생산역량 확보에 중점을 두고 투자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올해 중 유턴법 관련 법령 정비를 추진하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해외사업장과 국내복귀사업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서비스가 같거나 유사해야 하는 동일성 요건을 완화한다. 유사성 판단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기업의 신산업 진출과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투자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것이 핵심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연차 부품 기업이 전기차 부품 기업으로 업종을 바꿔 유턴을 한다면 그동안은 동일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이처럼 신산업 전환 기업도 유턴으로 인정할 예정이다. 뜬금없는 업종 전환은 어렵겠지만 유사성 판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요건 면제 범위도 확대한다. 첨단산업·공급망 분야에 해당하면서 핵심 생산시설 투자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구조조정 요건을 면제한다. 이를 통해 형식적 요건을 넘어 첨단 제조·혁신역량의 국내 확보를 적극 추진한다.

유턴보조금 지원체계도 개편한다. 기존의 유턴보조금 체계는 기준표에 따라 보조비율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방식으로 운영돼 지방 중심의 우수한 유턴기업 유치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지방투자 확대와 첨단전략분야 유턴 촉진을 위해 협상 방식으로 보조금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협상 방식은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현금지원 정책을 참고해 경제효과가 크거나 전략분야를 정부와 기업 간 협의를 통해 지원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원구모는 비수도권 투자, 청년 중심의 고용 창출, 첨단전략기술, 마더팩토리 해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지방투자와 첨단전략기술 도입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기존의 정액 한도 방식 대신 보조비율 상한 중심으로 기준을 개편한다. 일반 업종과 소규모 투자는 현행 방식으로 운영하되 기본 보조비율을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수준에 맞춰 조정한다.

투자 이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유턴기업 선정 단계에서부터 국내투자계획의 구체성, 투자 이행역량 등에 대한 평가를 강화한다. 유턴기업 선정 평가와 보조금 심의 절차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내복귀실무위원회를 신설한다. 또 협상 방식의 보조금 지원체계를 뒷받침할 세부 절차도 마련한다.

보조금을 지원받은 유턴기업의 투자 이행 여부를 보다 면밀히 관리・점검하기 위해 이행기간을 현행 3년에서 지원규모에 따라 확대한다. 제조현장의 자동화 추세와 산업구조 변화를 반영해 이행 요건도 개선한다. 

첨단산업, 제조 인공지능(AI) 전환(M.AX), 공급망 분야를 중심으로 핵심 역량을 보유한 잠재 유턴기업은 선제적으로 발굴해 유치한다. 또 프로젝트별 전담 매니저(PM)를 지정해 투자 검토부터 이행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유턴은 단순한 공장 이전을 넘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유턴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지원 방식도 과감하게 개편·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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