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석 달 넘게 먹구름을 드리운 '중동 리스크'가 조만간 해소될 전망이다. 중동 리스크는 금리 인상(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버블 가능성과 함께 우리 경제의 3대 대외 변수로 꼽혔다. 중동발 리스크가 조만간 걷힐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에선 '코스피 1만’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 타결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전문가들은 하반기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석 달 만에 걷히는 '중동 리스크'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미국과 이란 간 합의 타결 소식에 5.2% 오르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장 초반 6% 가까이 상승하며 860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며 매수 사이드카 또한 발동됐다. 중동 긴장 완화가 국제 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일제히 '1만 코스피' 시대로 가는 걸림돌 중 하나가 제거됐다는 반응 일색이다. 중동 전쟁 종전에 더해 하반기 기업 실적이 더해재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실적 중심 강세장을 전망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기업 이익 증가세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과 정책 효과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글로벌 증시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 등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공식 전망치는 1만이며 제반 여건이 긍정적으로 전개되면 1만1600까지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동 지역 긴장 완화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 인플레이션 부담이 줄어들고 미국 금리정책에 대한 우려도 완화될 수 있다"며 "유가와 채권금리 안정은 증시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라클 실적을 통해 AI 수요가 다시 확인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 개선과 AI 수요 확대가 추가적인 지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 중 코스피 1만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외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 화학, 소비재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이 순환매 흐름 속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백 센터장은 "금융업종은 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 긍정적이며 정유·화학 등 에너지 업종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백화점과 의류 등 소비재 업종도 소비심리 개선에 따라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 역시 "중동 문제 해결에 따라 화학 업종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하반기 최대 리스크는 '금리'
하반기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 통화정책과 반도체 업황 변화가 공통적으로 거론됐다. 최 센터장은 "시장의 상승 동력은 반도체 실적 개선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라며 "이 가운데 하나라도 꺾이면 시장이 다시 방향성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치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익 피크아웃 논란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와 달러 강세 지속 여부도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백 센터장 역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되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 센터장은 "올해 기업 이익 증가 대부분이 반도체와 IT 업종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반도체 비중을 상당 부분 유지하면서 다른 업종 기회를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센터장도 "AI 수요와 실적 개선이 유효한 만큼 반도체를 서둘러 매도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과 같은 변동성 구간에서는 추격 매수와 공포에 따른 손절매를 모두 경계해야 한다"며 "AI·반도체 비중을 점검하면서 섹터 분산과 일부 현금 비중 확보를 통해 변동성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투자자라면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은 우량주를 분할 매수하는 관점을 유지하되 단기 방향성 베팅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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