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올트먼 만나 AI 인프라 협력 강화…K-반도체 '불황 없는 10년' 기대

  • 턴키 솔루션 앞세운 삼성… HBM 넘어 2나노 파운드리까지 논의

  • 고질적 '치킨게임' 악순환 종식…10년 장기 공급 계약(LTA) 쇄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클린룸 내부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클린룸 내부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미국 현지 회동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상징적 장면이다.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한미 협력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을 향한 피크 아웃(정점 후 둔화)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오픈AI 간 협력은 고대역폭메모리(HBM)·D램 수급을 넘어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오픈AI의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 운용을 위해서는 고성능 메모리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맞춤형 반도체 제조 역량이 필수적이다. 설계부터 생산, 첨단 패키징까지 일괄 제공이 가능한 삼성전자의 '턴키(Turn-key)' 솔루션이 이번 논의의 핵심 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회장과 올트먼 CEO 간 전격 회동은 반도체 수급 불확실성을 빠르게 털어내고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거대언어모델(LLM) 고도화를 이어가야 하는 오픈AI로서는 대규모 반도체 물량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전 세계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 속에서 오픈AI와 삼성전자 간 장기 공급 계약(LTA)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형 LTA가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HBM 장기 공급처를 확보하고 파운드리 및 첨단 패키징 영역으로 수주 외연을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평택의 2나노(㎚) 첨단 파운드리 라인과 천안의 첨단 패키징(AVP) 공정 가동률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 역사상 유례 없는 '불황 없는 10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전날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계기로 브로드컴과 5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다수 빅테크와도 첨단 메모리 장기 공급을 전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초기 계약 기간은 통상 5년 안팎이지만 신규 라인 증설과 공정 안정화, 차세대 칩 개발 주기를 감안하면 협력 체계는 최대 10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상황도 다르지 않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은 HBM 생산라인을 선점하기 위해 수조 원대 선지급금까지 제시하며 물량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향후 3년 치 고객사 수요가 이미 생산능력(CAPA)을 넘어섰다"며 6세대 HBM(HBM4)뿐 아니라 7세대 HBM(HBM4E)까지 장기 공급 계약 요청이 쇄도하고 있음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LTA 중심의 빅테크 협력 확대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고질적인 다운 사이클 변동성을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안기현 한국반도체협회 전무는 "대규모 선지급금과 물량이 전제되는 LTA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예측 가능성을 크게 높여준다"며 "과거 다운 사이클 때마다 수조 원대 적자를 감수하며 벌이던 '치킨게임' 악순환을 끊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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