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통·자본조달에 발 묶인 재생에너지…KDI "병목 해소해야"

  • 경제적 타당성 확인…비용효율성 불안정

  • 송전망 확충 속도 더뎌…보급 전체 차질

임희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오른쪽과 정성훈 KDI 선임연구위원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개발연구원
임희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오른쪽)과 정성훈 KDI 선임연구위원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개발연구원]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투자가 늘고 탄소중립에 대한 글로벌 제재가 강화되며 재생에너지 보급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전력계통과 자본 조달이라는 두 가지 병목 현상이 맞물리며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보조금 제도의 합리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정부가 제시한 100기가와트(GW) 누적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 반기 평균 6.8GW 이상의 신규 설비를 보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5년간의 실적보다 4배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실적은 수십조원대의 보조금을 투입한 결과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는 지난해에만 4조5000억원이 투입됐으며 2012년 도입 이후 28조원이 소요됐다. 

재생에너지 보조금 제도의 비용편익을 분석한 결과 현행 제도는 발전 수익에 공급인증서 판매 수익을 추가로 지급해 사업자에게 재생에너지 보급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발전 수익에 공급인증서(REC) 판매 수익이 더해져 발전사업자의 보급 유인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이처럼 늘어난 보급이 정산보조금을 최종 부담하는 소비자에게 얼만큼의 이득을 제공하는지는 조사된 바가 없다. 이에 KDI는 PRS-REC 제도의 비용효율성을 평가했다. 

임희현 연구위원은 "2020년 기준 보조금 1원당 사회적 편익을 추정한 결과 태양광은 1.33원, 육상풍력은 1.18원으로 나타났다"며 "두 기술 모두 사회적 편익이 비용을 웃돌아 최소한의 경제적 타당성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분석 결과는 REC 가격이 오르면 더 낮아질 수 있어 비용효율성을 근본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KDI 의 분석이다.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증가 속도를 송전망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발전선비는 15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송전망 확충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설비가 확대되는 사이에 송전선로 건설은 입지 선정부터 주민 수용성, 인허가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급 격차를 메울 시장 여건도 미비하다. 소비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송전 부담을 줄이는 '분산에너지' 방식의 법적 기반은 마련됐으나 지역별 가격제 등이 실현되지 않아 실질적 효과는 미미하다. 

KDI는 자본 조달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봤다. 사업자 수익의 예측 가능성은 자본 조달을 좌우한다. 현행 제도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입은 도매 전력시장가격(SMP)과 REC 가격에 영향을 받으나 두 수입 다 변동성이 커 수익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결국 사업자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 노출된 상태로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확보하지 못해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보급 과정 및 병목 사진한국개발연구원
재생에너지 보급 과정 및 병목. [사진=한국개발연구원]

전력계통과 자금조달 두 가지 병목현상은 서로 맞물려 악순환을 유발하는 실정이다. 계통 병목이 출력 제한·접속 지연을 유발하면 사업자가 실제 판매하는 전력량이 감소해 수익 예측이 어려워진다. 금융기관은 현금 불확실성 확대에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해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것이다.

연구원은 두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앞서 언급한 1원당 편익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고 경고한다. 전력계통과 자본 조달, 보급 지원은 사슬처럼 이어져 있어 한 부분에서 부진할 경우 보급 전체가 늦어진다는 것이다.

임 연구위원은 "송전망과 유연성 자원을 적기에 확충해 출력 제한과 접속 지연을 줄여야 한다"며 "장기 계약 체계와 정책 금융 확대, 수익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학습효과와 공급탄력성의 선순환이 작동하도록 보조금 정책을 설계하고 비용편익 분석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지원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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