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265억달러(약 38조8000억원)를 조달했다. ADR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서다.
SK하이닉스는 조달한 달러 가운데 일부를 원화로 환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면서 원화 가치가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스티븐 리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SK하이닉스가 시작한 움직임이 기업 전반의 달러 매도로 확산했다”며 “원화 강세가 이어지자 외화 수익의 환전을 미뤄왔던 기업들도 달러를 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약 13조6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국내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한화오션도 이달 초 약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의 달러 선물환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한화오션이 추가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선물환 매도는 기업이 앞으로 받을 달러를 미리 정한 환율에 팔기로 계약하는 거래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수출 대금의 원화 가치가 줄어드는 위험을 낮추기 위해 활용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수출입기업이 2분기 선물환 시장에서 판 달러는 매입액보다 174억달러(약 25조4000억원) 많았다. 18년 만에 가장 큰 순매도 규모다.
정부도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를 원화 가치 안정에 활용하고 있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지난주 주요 수출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수출 대금과 외화예금의 환전,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의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기아,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들 기업에 선물환 거래 등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3분기에도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달러 매도 흐름을 두고 “소나기가 그치는 게 아니라 장마철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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